'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이제서야 일본서 1위한 기막힌 이유

알고보니 더빙이 너무 엉망이어서 일본에서만 1위를 못했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뒤늦게 1위를 차지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뒤에는 더빙 퀄리티에 대한 논란과 함께 원작의 감성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자막 버전을 시청하라는 권유가 나오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케데헌'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글로벌 차트 1위를 석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과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우며 K팝 OST의 위력을 과시했다. 이러한 인기는 미국 전역에서 '싱어롱(sing-along)' 상영 행사와 디럭스 버전 음반 재발매로 이어져 스트리밍과 앨범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틱톡에서는 'Soda Pop'이 한국 여름을 대표하는 곡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케데헌'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각국에서 더빙 버전이 제작되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더빙 퀄리티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일본어 더빙의 경우 원작의 감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일본 내 팬들 사이에서는 자막 버전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라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는 AI 더빙 기술의 한계와도 관련이 있다. 감정을 살리는 AI 더빙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배우의 감정과 억양, 리듬을 완벽하게 보존하면서 자연스럽게 더빙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뉘앙스 차이로 인해 자매애가 가족애로 번역되는 오역 논란이 발생하여 넷플릭스가 사과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케데헌'의 성공에 자극받은 일본에서는 'J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유사한 컨셉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케데헌'이 K팝을 소재로 한 것은 맞지만, 일본계 미국 제작사가 제작하고 미국 넷플릭스가 방영한 미국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 문화계에서도 K팝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케데헌'의 성공은 K팝이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의 구조를 설계하는 중심 요소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K팝 아이돌, 팬덤 문화, 무대 퍼포먼스 등이 영화의 스토리와 세계관의 중심에 배치되면서 K팝이 세계적인 스토리텔링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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