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만 관광객 시대 견인 정원수 협동조합 소득모델 확산 농민들 “행정이 살 길을 열었다”
“꽃나무를 심어서 100평 기준 연봉 2천만 원을 번다.”
한때는 쉽게 믿기 어려웠던 말이 이제 신안군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신안군 곳곳에는 주민이 직접 키운 꽃나무가 정원이 되고, 그 정원이 다시 관광객을 불러들이며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가격에 따라 울고 웃던 기존 농업의 한계를 넘어 행정이 안정적인 소득 구조를 설계하고 관광과 경제를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의 농정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신안군이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1섬 1정원’ 정책과 정원수 재배 사업은 단순한 조경 사업이나 꽃 심기 사업이 아니다.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농가 소득을 안정시키기 위한 장기 전략에 가깝다. 농업 생산과 행정 매입, 관광 자산화, 지역 소비가 하나로 연결되는 ‘지역 순환형 경제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다르다. 실제로 신안군은 주민이 직접 키운 꽃나무를 활용해 각 섬의 정체성을 만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농민 소득과 관광 활성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전남 서남권 농촌은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생산량 증가와 소비 위축, 저가 수입 농산물 영향까지 겹치며 대파·양파·양배추 가격은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부 농민은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어야 했다. 현장에서는 ‘팔수록 손해다’, ‘차라리 갈아엎는 게 덜 손해다’라는 말이 이어졌다. 농민들은 ‘평생 농사만 지었는데 이제는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지역은 수확 포기 면적까지 급증하며 농촌 경제 전반이 흔들리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가격 하락 문제가 아니라 시장 가격에만 의존해온 기존 농업 구조 자체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1섬 1정원 정책이 지역 소멸을 막고 지속 가능한 소득을 창출하는 농촌형 복합 경제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1섬 1정원 정책은 농업 생산, 행정 매입, 관광 자원화, 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지역 선순환 경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농정 행정과 근본적으로 다르다.신안군 제공
농촌의 열악한 여건 속에서 신안군 농민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정원수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구조가 자리 잡고 농가 소득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안군은 주민이 직접 재배한 꽃나무를 행정이 매입하는 체계를 구축해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소득 구조를 만들어왔다. 현재 370여 농가가 참여해 180만 그루 규모의 묘목을 재배하고 있다. 농가당 평균 2천만 원 수준의 추가 소득이 현실화되고 있다. 좁은 면적에서도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은 고령 농가와 소규모 농민들에게 큰 장점이다. 한 조합원은 “예전에는 땅이 적으면 농사도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100평만 있어도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반응이 달라진 이유는 자신들이 키운 꽃나무가 단순 생산물에 그치지 않고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출하하고 끝나는 농산물 생산이었다면 지금은 자신이 키운 꽃나무가 정원이 되고 관광객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감탄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한 조합원은 “내가 키운 나무가 섬을 대표하는 정원이 된다고 생각하면 애착이 남다르다”며 “이제는 농사를 짓는다는 느낌보다 지역을 함께 만든다는 자부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꽃길을 걷는 관광객들을 보면 내가 지역 발전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신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1섬 1정원 정책이 지역 소멸을 막고 지속 가능한 소득을 창출하는 농촌형 복합 경제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1섬 1정원 정책은 농업 생산, 행정 매입, 관광 자원화, 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지역 선순환 경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농정 행정과 근본적으로 다르다.신안군 제공
신안군의 ‘1섬 1정원’ 정책은 각 섬의 자연환경과 색채를 살려 섬마다 다른 정체성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퍼플섬은 라벤더와 보라색 테마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관광지로 성장하고 있다. 선도 수선화 정원은 봄철 수선화 군락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병풍도 맨드라미 정원은 붉은 맨드라미 꽃밭으로 강렬한 경관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또 지도읍은 라일락을 활용한 정원 경관 조성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임자도는 홍매화를 중심으로 계절형 관광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섬마다 다른 꽃나무를 중심으로 한 정원 콘텐츠는 단순한 경관 조성을 넘어 ‘찾아가고 싶은 섬’을 만드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1섬 1정원 추진 결과 신안군은 연간 100만 명 규모의 관광객이 찾는 지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단순히 꽃나무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숙박과 음식, 체험, 특산물 소비까지 이어가며 지역 경제를 움직이고 있다. 주민들은 예전에는 관광객이 잠깐 들렀다가 가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숙박을 하고 여러 섬을 둘러보며 소비를 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식당과 숙박업소, 카페, 특산물 판매장 등 지역 상권 전반이 활기를 띠고 있다. 주민들은 ‘꽃나무가 지역 경제를 살리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원 조성과 함께 산책로와 포토존, 체험시설 등이 늘어나면서 관광객 체류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외부 업체에서 조경용 수목을 관급 형태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키운 꽃나무를 활용하면서 외부 구매 비용과 물류비를 줄이고 예산 절감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외부에서 나무를 사오는 것보다 지역 주민이 키운 나무를 활용하니 예산도 절감되고 주민 소득도 함께 늘어난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조경 사업이 아니라 지역 경제 순환 구조 자체를 강화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박영철 정원수 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은 엄청난 열정과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라며 “신안군이 이런 주민 소득형 정책을 만들어내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이 단순 지원을 넘어 군민들의 미래와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며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농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꽃나무를 키우는 주민들의 애착과 행정의 방향성이 맞물리면서 지금의 변화가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는 신안군 모델이 대한민국 농촌 정책의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신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1섬 1정원 정책이 지역 소멸을 막고 지속 가능한 소득을 창출하는 농촌형 복합 경제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1섬 1정원 정책은 농업 생산, 행정 매입, 관광 자원화, 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지역 선순환 경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농정 행정과 근본적으로 다르다.신안군 제공
이 같은 변화는 청년층 움직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협동조합원 수는 500명을 넘어섰고 청년 참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던 청년들이 이제는 다시 섬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꽃나무 재배와 관광 산업이 결합된 구조가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소득과 미래 가능성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청년 조합원은 “도시보다 이곳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행정이 판로를 보장해주니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군 현장에서는 이제 꽃나무 산업이 단순 조경 사업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민들은 “예전에는 농사가 생계였다면 지금은 지역의 미래를 만드는 산업이 됐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역 곳곳에서는 정원과 연계된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으며 마을 단위 관광 콘텐츠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관광객이 꽃나무를 보러 왔다가 지역 식당에서 식사하고 특산물을 구매하며 다시 다른 섬으로 이동하는 흐름까지 만들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순한 관광객 증가를 넘어 지역 경제 순환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책 효과보다 논란을 앞세우고 있다는 시선도 존재하지만 정작 현장 농민들은 이런 구조가 더 확대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농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안정적인 소득 구조가 필요하다”며 “신안군 방식은 농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또 “꽃나무를 통해 관광객이 늘어나고 지역 상권까지 살아나는 것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며 “이런 정책은 장기적으로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신안군이 보여주는 변화는 하나의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농업은 더 이상 가격에만 맡겨둘 수 있는 산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행정이 구조를 설계하고 소득을 안정화하며 관광과 지역 경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지속 가능한 농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밭을 갈아엎던 농민들이 다시 꽃나무를 심고 그 꽃나무가 관광객을 불러오며 지역 전체가 살아나는 구조는 단순한 성공 사례를 넘어 대한민국 농촌의 새로운 미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 신안군에서 자라고 있는 것은 단순한 꽃나무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와 새로운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