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쏠림의 균열 신호…코스닥으로 발길 돌리는 외국인

최수진 기자 2026. 4.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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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지수가 12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지지선을 형성했다.

대형주 위주의 코스피가 6500선을 넘어선 이후 약보합권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사이,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코스닥 시장과 낙폭 과대 소외주로 빠르게 이동하며 업종 간 순환매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2조원 규모의 대규모 순매도를 단행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약 7000억원을 순매수하며 뚜렷한 이동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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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위주 시장 주도권, 저평가 소외주로 재편 신호탄
실적-주가 간 과도한 괴리율 정상화되며 축소 국면 전망
2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 1200선을 넘어선 건 '닷컴 버블' 시기인 지난 2000년 8월 4일(1238.80) 이후 처음이다. [출처= 연합]

코스닥 지수가 12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지지선을 형성했다. 대형주 위주의 코스피가 6500선을 넘어선 이후 약보합권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사이,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코스닥 시장과 낙폭 과대 소외주로 빠르게 이동하며 업종 간 순환매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53p(2.51%) 급등한 1203.84로 거래를 마쳤다.

닷컴버블 이후 25년만의 1200선 돌파의 핵심 주체는 외국인이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2조원 규모의 대규모 순매도를 단행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약 7000억원을 순매수하며 뚜렷한 이동을 보였다.

◆반도체 극단적 쏠림…외국인이 먼저 발 뺐다

이러한 외국인의 수급 변화는 주도주였던 반도체 섹터의 밸류에이션 부담과 시장 내 과열 징후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24일 외국인은 하루 동안 삼성전자 1조773억원, SK하이닉스 820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 약 2조원의 순매도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나타난 셈이다.

그동안 시장의 유동성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메모리 반도체주에 극단적으로 집중됐다. 이에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가중된 데다, 신용융자 잔고 증가(빚투)와 차액결제거래(CFD) 등 레버리지 투자의 축소 압박 및 변동성 확대 조짐이 감지되면서 외국인들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반도체 섹터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다음 주도주'를 선점하기 위한 대안 탐색이 본격화된 것이다.
[출처=연합]

◆바이오·인터넷 등 저평가 소외주 중심 순환매 환경 조성

시장의 자금이 다른 섹터로 확산할 수 있는 거시경제(매크로)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그동안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아 소외됐던 성장주와 내수주로 유동성이 유입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여기에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책적 모멘텀이 결합하며 순환매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반도체 대비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으나 실적 펀더멘털이나 정책적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업종들을 주목하고 있다.

고금리 환경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제약·바이오와 인터넷 플랫폼 업종은 금리 부담 완화 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섹터다. 오랜 기간 조정을 거치며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상태로, 순환매 초기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자동차 업종은 글로벌 판매 호조에 기반한 견조한 실적 안정성이 돋보인다. 금융주 역시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와 밸류업 정책의 핵심 수혜주로 분류되며, 방어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외국인 자금이 선제적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장기간의 가격 조정을 거친 2차전지 섹터도 밸류에이션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 단기적인 전방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친환경 정책 지원과 중장기 수요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여, 반도체 이탈 자금이 단기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1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실적 기대감에 단기 급등한 반도체 등 일부 종목들보다 우려가 선반영돼 철저히 소외됐던 저평가주 중심의 대응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터넷, 제약·바이오 등의 업종에서 개별 기업의 어닝 쇼크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실적과 주가 간의 과도한 괴리율이 정상화되며 축소되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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