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패션트렌드...'바지'는?

김희연 / 이미지 컨설턴트, 브랜미 공동대표

통일신라시대 흥덕왕 복식금제(服飾禁制)에 보면 남녀 바지의 옷감에 대한 제한이 있었다. 다만 이때도 남녀 모두 바지를 겉옷으로 입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사실 남자의 바지는 고대에서부터 그 기본형의 변함없이 이름만 바지·고의·잠방이라고 하여 겉옷과 속옷으로 입었다. 여자의 바지는 속옷화 되어서 치마 속에 입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자 바지는 치마나 단속곳 속에 입는 속바지로 되어 모양이 남자 바지와 달라졌다.

2024년 남녀가 모두 착용한 팬츠는 다양한 디자인과 형태로 유행했는데 추억 속의 아이템인 코듀로이와 슬림진, 스키니진이 동시에 유행하면서 하나의 트렌드에 집착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보여줬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에는 어떤 팬츠 스타일이 유행할지 미리 짚어볼까 한다.

지난 가을 워크 재킷이 흥행하기도 했는데 워크재킷은 기본적으로 노동자들이 작업 중에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때문에 내구성이 강하고 실용적인 소재로 만들어 진 것이 특징이다. 2025년에는 그러한 경향이 팬츠까지 퍼지면서 여러 브랜드에서 치노팬츠를 셔츠와 매치하여 선보였다.

퍼스널 컬러로 매칭한다면 웜톤인 사람들이 베이지색 치노팬츠와 함께 아메카지룩을 연출하면 좋을 것 같다.

치노 팬츠. / 핀터레스트

치노 팬츠는 거친 면소재의 직물로, 면바지를 지칭한다. 원래 치노스(chinos)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육군이 작업복으로 착용하던 것으로 치노로 만든 것이다. 몸에 꼭 달라붙는 것보다 헐렁하게 내려오는 실루엣이 편안하고 보기에도 좋다.

아메카지룩은 아메리칸 캐주얼을 일본에서 부르는 혹은 재해석한 용어다. 어원은 당시 미국의 의류를 수입하던 일본인들이 미국 캐주얼(American casual)을 일본식 발음인 아메리카진 카쥬아루(アメリカじんカジュアル)라고 부르던 것에서 유래했다.

Y2K의 패션은 저물고 있지만 2025년도에도 실용성에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옷을 찾는 패션 피플이 늘어남에 따라 ‘팬츠 위 스커트’라는 독특한 디자인 팬츠의 인기는 유효할 것으로 보여진다.

2025년 봄/여름 런웨이에 해외 유명브랜드 중 하나인 보테가 베네타는 팬츠와 스커트의 컬러를 맞추고 핏을 고려한 '원 레그 팬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차콜 셔츠에 딥한 버건디를 연출한 겨울 쿨톤의 사진과 아래는 라이트한 셔츠 블라우스와 딥한 카키의 매칭도 특별한 멋스러움을 드러낼 수 있게 해준다.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드’라는 요즘 시대에 걸맞게 트렌드를 예측해 본다는 것은 섣부를 수 있지만 슬라우치 팬츠는 내년에도 쭉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슬라우치 팬츠는 단순히 편안한 디자인을 넘어서, 현대적인 스트리트 패션과 연결되면서 다양한 연령대와 스타일에 어울리는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 흔히 말하는 수트 팬츠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 디테일이 없는 '양복 바지'를 입으라는 것은 아니다. 런웨이나 패션 피플들이 착용한 사진들을 잘 관찰해 보자면, 그 비결은 신발을 뒤덮을 정도의 긴 기장과 얇은 실루엣이 포인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팬츠는 정갈한 오피스룩이나 믹스매치에 적합한 스타일로 추천한다.

슬라우치 팬츠. / 핀터레스트

좀 더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이미지를 내고 싶다면 하이웨스트 팬츠나 함께 입을 수 있는 셋업 의상을 주목해보자.

깔끔한 셔츠와 벨트에 오버사이즈 자켓을 매치한다면 유행타지 않는 트렌디한 룩을 완성할 수 있고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안경이나 넥타이를 매치하는 것도 좋겠다. 자신의 퍼스널컬러에 맞춘 하이웨스트 팬츠의 셋업은 세련되고 간결한 이미지를 연출해 준다.

사진 내 웜톤의 여성은 어두운 뿔테와 타이로 매니쉬한 시크함을 드러내며 웜톤이 부드럽고 우아한 이미지에 한정되었다는 불만을 잠재운다. 쿨톤의 라이트함을 돋보이게 하는 남성은 가죽 레드 타이와 가방의 매칭으로 센스를 돋보이게 하는 모습이다.

2025년도 패션트렌드 중 쉽게 접할 수 있는 바지들에 대해 짚어보았다. 한 가지 아이템이 아니라 2~3개 정도의 팬츠 종류와 컬러를 두고, 반드시 자신의 체형을 고려해야 한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위 아래 의상을 조화롭게 매치해서 자신만의 특별한 이미지를 만들어가 보는 것은 새로운 해, 긴 겨울동안 도전해 볼만한 과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