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값 떨어지니 경유 중고차 판매량 33% 상승...친환경 기조에도 반대되는 인기



경유(디젤)차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과열됐던 경유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자 경유차를 외면했던 소비자들이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다. 신차시장에서는 각 브랜드가 경유차를 단종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강조하는 추세이기에 판매량이 예전처럼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직영중고차 기업 K Car(케이카)는 지난 2월 케이카 전체 직영중고차 중 경유차의 판매량이 전월 대비 32.8%, 전년 동월 대비 14.2% 늘었다고 16일 밝혔다. 3월 들어서도 경유차가 판매 호조를 보이며 전월 대비 13.0%, 전년 동월 대비 27.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중고차 실거래 데이터에 따르면 경유 중고차 판매량은 4만8399대로 전월 대비 8.9%,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어났다.


경유차의 판매 증가는 경유 가격의 하락세 및 경유차의 시세 하락에 따라 구매 부담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산 브랜드 주요 모델의 경우, 기아 더 뉴 카니발(2640만원)과 쏘렌토 4세대(2918만원)는 각각 전월 대비 5.9%와 3.3%, 전년 동월 대비 19.7%와 15.2% 시세 하락이 나타났다. 현대 팰리세이드(3202만원) 역시 전월 대비 5.6%, 전년 동월 대비 13.3%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수입 브랜드 모델 역시 평균 시세가 낮아질 전망이다. BMW 5시리즈 G30 모델(3932만원)은 전월 대비 5.1%, 전년 동월 대비 20.0% 시세 하락이 전망된다. 벤츠 E-클래스 W213(3774만원) 모델 역시 전월비 4.6%, 전년 동월비 19.9% 하락이 예상된다.


국산차 시장에서는 SUV와 MPV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가솔린과 친환경 파워트레인이 압도적인 대세지만 수입차 시장에서는 꾸준히 디젤모델을 들여오고 있고 압도적인 연비와 고급유의 부담이 없는 점을 바탕으로 인기를 끌고있다. 일례로 벤츠 S클래스의 전체 판매량 1/3이 디젤 모델일 정도로 높은 판매량이 유지되고있다.

지속 하락세를 보이는 경유 가격도 경유차 수요를 부활시키는 데 한몫 했다. 국내에서 경유 가격은 일반적으로 휘발유 가격보다 낮은 경향을 보여왔다. 여기에 경유차의 연비 효율이 더 높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유류비 부담이 적다는 점이 경유차의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친환경 파워트레인의 지속적인 발전과 노후 경유차에 대한 제제 확대, 우크라이나 전쟁,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 이상 기온 등의 요인으로 인해 감소한 판매량은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는 이상 역전 현상마저 일어나며 경유차는 설자리를 잃어가는듯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국제 경유가 하락세와 정부의 유류세 인하 폭 조정 등의 영향이 발생하며,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한 지 8개월 만인 지난달 말부터 국내 경유 가격이 다시 휘발유 가격보다 낮아졌다. 거기에 전기차의 중고차 가격은 하락폭이 적고 이른바 마진장사를 위해 피를 붙이는 경우 까지 발생하면서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디젤차의 장점이 다시금 부각되었다.


박상일 케이카 PM1팀장은 “경유차는 휘발유차 대비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큰데 최근에 잠시 이상 현상이 이어져 이런 점이 다소 퇴색됐었다”며 “전반적인 시세 하락으로 가성비가 높아진 경유차에 대한 관심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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