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싱크홀의 예고 없는 습격? 석촌호수가 한순간에 붕괴되는 순간

지속적인 물 채우기 작업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는 장기적 지반 불안 우려

서울의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의 휴식처인 석촌호수에서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과거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 건설이 한창이던 시기 호수의 물이 급격히 줄어들고 주변 도로 곳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던 사건은 여전히 뇌리에 생생하다.

당시 조사 결과 호수의 수위 저하는 자연적인 증발이 아니라 인근 대형 공사장의 터파기 공사 영향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 깊은 곳까지 땅을 파내려 가는 과정에서 거대한 물길인 대수층을 건드렸고 이로 인해 호수의 물이 공사장 쪽으로 쏠려 들어간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물만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물이 이동하면서 주변의 흙과 모래를 함께 쓸고 내려간다는 점에 있다.

전문 용어로 토사 유실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땅속에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인 공동(Cavity)을 만들어낸다.

마치 개미가 굴을 파듯 지하수가 흙을 갉아먹으면 지표면을 떠받치던 지지력이 약해지고 결국 도로가 주저앉는 싱크홀로 이어진다.

서울시와 롯데 측은 공사 완료 후 차수벽을 설치하고 한강 물을 끌어와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어 안전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실제로 매일 수백 톤의 한강 물이 석촌호수로 투입되어 빠져나간 물을 보충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지적하며 인위적인 물 공급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경고한다.

지하수의 흐름이 한 번 바뀌면 주변 지반의 성질이 변하고 장기적으로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화려한 마천루의 그늘 아래 잠실의 땅속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흙과 물의 위험한 이동이 계속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호수의 평온함 뒤에 가려진 땅 밑의 진실을 끊임없이 감시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