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종류와 방법 그리고 마음가짐에 대하여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많은 분들이 명상을 해 보고 싶어도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방법을 몰라 명상을 시작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일상에서 간단하게 해 볼 수 있는 명상 방법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명상을 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나 태도는 ‘특정 방식으로, 즉 의도적으로 현재의 순간에 비판단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는 호흡 명상이 있습니다. 호흡 명상은 허리를 세우고 편한 자세로 앉은 후 눈을 감은 채 호흡에 집중합니다. 숨이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게 되는지에 대해 집중하며, 순간 주의가 흐트러져 어떠한 생각, 감정, 감각이 들게 되면 이를 판단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 후 다시 호흡에 집중해 주면 됩니다. 물론 처음 시작할 때는 길게 집중하기 어려우나 몇 분 정도로 시작한 후 익숙해졌을 때 차츰 시간을 늘려가면 됩니다.

두 번째로는 걷기 명상이 있습니다. 일종의 산책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발바닥에 집중하면서 걷는 것을 뜻합니다. 편한 자세로 서서 약간 앞을 보며 오른발이 땅에 닿으면 오른발, 왼발이 땅에 닿으면 왼발이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발바닥에 집중합니다. 주의가 흐트러지게 되면 호흡 명상과 마찬가지로 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인 후에 다시 발바닥에 집중하면 됩니다.

익숙해지면 걷는 과정을 좀 더 세분화된 단계로 나눈 후 의도와 행위를 구분해 각 단계에 집중합니다. 집, 학교, 일터 등 특정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걷는 것이 아니라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됩니다. 특별한 장비나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아 어떤 곳이든 움직이면서 계속 명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균형 감각을 개선하고, 다리를 튼튼하게 해주고, 심박수 조정, 집중력 향상, 정신을 맑게 해주는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걷기 명상을 2주 정도 지속하였을 때 도파민과 세로토닌과 같은 호르몬의 수준이 높아져 기분이 좋아졌다는 결과도 보고되었습니다. 단, 이때 주의할 점은 다른 것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곳에서 진행되어야 하므로 휴대전화는 갖고 가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세 번째로는 바디스캔(body scan)이 있습니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신체 전체에 걸쳐 차근차근 주의를 옮기면서 내 몸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곳은 없는지 살피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성통증 환자의 경우 이 과정에서 통증이 있는 부위와 멀쩡한 부분을 알 수 있게 되는데, 평소에 모든 신경을 쏟았던 통증 부위가 아닌 정상 부위에 대한 신경을 쏟게 되며 우리 몸에 대해 균형 있는 시각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보통 사람들은 신체적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에 주의를 집중하게 되고, 이에 대한 속상한 마음과 짜증 또는 악화에 대한 두려움 및 걱정들로 인해 힘들어하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들은 바디스캔 명상을 통해 나의 몸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면서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그에 휩쓸리지 않게 되면서 어느 정도 통증이 감소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요가, 먹기 명상 등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고, 명상에 기반을 둔 정신과적 치료 역시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단, 명상을 만병통치약으로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약물치료를 비롯한 다른 치료 방법들이 더 중점적으로 사용되고 효과를 보일 수도 있지만, 명상은 혼자서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고 꾸준히 진행할 경우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서대문봄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이호선 원장

[참고문헌] 김영섭. (2022). ‘걷기 명상’ 강추.. ‘신체+정신’ 시너지 효과. 코메디 닷컴.

박진영. (2022).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바디스캔의 핵심. 동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