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언론의 극찬 “트럼프가 못했던 토론 밴스가 해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4. 10. 3. 01: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사설 “정중하고 준비 돼 있어, 메시지도 명료”
“사회자들 역시나 민주당 의제 질문만…”
“죽기 전 한번만이라도 주류 미디어 밖 질문 들어봤으면”

“그(J D 밴스)는 상대방 후보의 결함을 지적하는 데 있어 정중하고 잘 준비돼 있었으며, 명료하고 끈질기게 유권자들을 설득했다. 그의 러닝메이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토론에선 찾아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왼쪽) 상원의원과와 미네소타 주지사 겸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오른쪽)가 1일 밤 뉴욕 CBS 방송센터에서 열린 부통령 토론 시작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EPA 연합뉴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둔 1일 밤 진행된 민주당의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J D 밴스(40) 상원의원간 부통령 후보 TV토론이 끝나고 친(親)공화당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밴스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이날 대부분 미 언론들은 밴스가 월즈를 눌렀다며 ‘판정승’ 평가를 내렸다. 특히 트럼프가 상대방 진영을 향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면서 공화당 내부에서도 ‘과도한 언사는 중도층 표심(票心) 확보에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WSJ도 밴스의 절제된 언사가 중도층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WSJ는 이날 “부통령 후보 토론은 선거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정치판의 정설”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인들은 적어도 이들의 러닝메이트(카멀라 해리스 부통령·트럼프 전 대통령)가 제공했던 그 어떤 것보다 유권자들이 투표 결심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토론을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밴스에 대해 “비꼬는 과거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라며 “월즈가 때론 너무 많은 사실과 과도하게 준비된 ‘펀치 라인’으로 넘친다는 느낌을 준 반면 밴스는 그만의 존재감과 지휘력을 바탕으로 토론에서 승리했다”고 했다. “아이 없는 사람은 소시오패스고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캣 레이디(cat lady·고양이 기르는 독신 여성을 가리키는 속어)들은 미국을 자신처럼 비참하게 만들려 한다”는 과거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밴스가 이날은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논리로 월즈를 눌렀다는 것이다.

특히 WSJ는 트럼프 캠프의 ‘낙태 정책’에 “(밴스 발언은) 민주당과 언론이 잔인하다고 묘사하는 공화당 정책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부드럽게 다듬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가르는 첨예한 쟁점중 하나인 낙태 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연방 차원의 낙태권을 보장했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것을 보수 성향 대법관들을 임명한 트럼프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이는 여성 유권자들의 표가 필요한 트럼프로선 ‘약한 고리’이기도 하다.

밴스는 이날 낙태 문제와 관련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그는 “많은 미국인이 공화당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인정하면서 “도널드 트럼프와 내가 노력하는 것 중 하나는 이 문제에서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화당이 진정한 의미에서 ‘가족 친화적’이 되기를 원한다”며 인공 체외수정(IVF) 지원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유세 도중 정면을 가리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 사설은 트럼프도 밴스처럼 ‘절제된 언행’을 하는 것이 선거 결과에 유리할 것이란 뉘앙스를 담았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참모들의 발언을 들어보면 트럼프 공격적인 발언 스타일이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최근 그의 최측근들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이미 대통령을 역임했던 트럼프에게 토론이나 발언 스타일에 대해 일일히 조언하지는 않는다”고 했었다.

다만 WSJ는 월즈가 트럼프와 극성 지지층의 2020년 대선 결과 부정, 1·6 의회 습격 사태 등을 놓고 밴스를 집요하게 공격한 데 대해 “트럼프의 2020년 ‘대선 사기론’과 같은 허구에 집착하는 것은 많은 유권자들에겐 표를 쫓아내는 행위”라며 “밴스는 ‘민주주의에 대한 더 큰 위협은 민주당의 검열’이라고 함으로써 국면을 전환하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보다는) 해리스가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서 대법원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밴스가 바이든 행정부의 과도한 정부 지출을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지 않은 건 유감”이라고도 했다.

WSJ는 이번 방송을 주관한 CBS방송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매체는 “그들이 선택한 주제는 보육, 의료, 낙태, 총기 규제, 기후 변화, 민주주의 등으로 민주당의 우선 순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로 그랬다)”며 “경합주 미시간주에 (깊이) 잠복해 있는 에너지나 전기 자동차 의무화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고 했다. 친민주당 성향의 CBS가 편향적인 질문으로 월즈에게 유리하게 진행했다는 취지였다. 이 매체는 “죽기 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선거 토론에서 사회자가 주류 미디어의 ‘거품’에서 벗어난 질문을 하는 것을 듣고 싶다”고도 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