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브랜드로 호실적 삼성물산 패션, 자체 브랜드 펀더멘털이 진짜 실력

/사진 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 브랜드 효과와 운영 효율화에 힘입어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다만 상반기 실적을 견인한 기저효과와 신규 브랜드 편입 효과가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사업 체질의 경쟁력이 본격적인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업황 둔화 국면에서 빈폴·에잇세컨즈 등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가 향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비수기에도 웃었다…신규 브랜드·운영 효율화 효과

30일 삼성물산 IR 자료에 따르면 패션부문의 2분기 매출은 5930억원, 영업이익은 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3%, 63.6%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42.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9.1%를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2분기에는 소비심리 개선과 상품 경쟁력 강화, 운영 효율화 등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가 고르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2분기 실적 /자료=삼성물산 IR

이 같은 호실적은 계절적 특성을 감안할 때 더욱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패션업계는 겨울 의류 수요가 집중되는 4분기가 성수기이며 이후 1~2분기로 갈수록 매출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인다. 하지만 회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실적을 모두 웃돌며 통상적인 계절적 흐름과 차별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이번 성장세는 자체 브랜드의 견조한 흐름과 신규 수입 브랜드 편입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상반기 기준 빈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에잇세컨즈는 12%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3월1일부터 국내 전개를 시작한 프랑스 패션기업 SMCP의 산드로·마쥬·끌로디 피에로·휘삭 등 4개 브랜드 매출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면서 외형 확대에 기여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할인 행사 시점 조정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 따르면 통상 6월 초 실시하던 에잇세컨즈의 대규모 할인 행사인 ‘슈퍼세일’을 올해는 6월17일로 늦춰 진행했다. 정상가 판매 기간이 상대적으로 확대되면서 할인 판매 비중이 낮아졌고 2분기 수익성 개선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수입 브랜드 성장 뒤 과제

관건은 상반기 실적 개선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다. 상반기 성장에 기여했던 기저효과와 할인 행사 일정 조정 효과는 하반기부터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소비심리 둔화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실적 흐름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의류비 지출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98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3분기는 소비심리 둔화 영향으로 전년 대비 실적 상승 폭이 일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회사의 매출 구조는 자체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가 각각 65%, 35% 안팎을 차지하는 형태다. 갤럭시·빈폴·구호·르베이지·준지·에잇세컨즈 등 자체 브랜드 라인업에 더해 메종키츠네·아미·르메르 등 기존 수입 브랜드와 최근 편입된 SMCP 그룹 브랜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3월1일부터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산드로'(Sandro)·'마쥬'(Maje)·'끌로디'(Claudie)·'휘삭'(Fursac)의 국내 사업 전개를 시작했다. /사진 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다만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패션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할 경우 해외 본사가 독점 계약을 종료하고 현지 법인을 통한 직접 진출에 나서는 사례가 이어져 왔다. 수입 브랜드 비중이 높아질수록 로열티 부담과 함께 계약 갱신 여부에 따른 사업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경험한 대표적인 사례가 톰브라운이다. 회사는 2011년부터 톰브라운 국내 사업을 전개하며 브랜드 성장 기반을 마련했지만, 톰브라운은 2023년7월 한국 법인 설립과 함께 직진출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삼성물산과의 관계도 독점 유통 계약에서 수수료 기반 리테일 매니지먼트 계약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자체 브랜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장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준지와 에잇세컨즈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브랜드별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개별 브랜드의 수익성과 성장 기여도를 외부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와 무신사스탠다드 등 경쟁 SPA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매장 확대로 성장 기반을 넓히는 가운데 에잇세컨즈가 점포 효율화 중심의 전략으로 차별화된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준지 등 자체 브랜드의 해외 사업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패션부문의 중장기 성장 동력도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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