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논란에 정부 '치킨 중량표시제' 의무 도입…업계 "세부 가이드라인 필요"

김나연 기자 2025. 12. 5. 16: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상위 10대 치킨 프랜차이즈 ‘중량 표시제’ 의무 도입
오는 15일부터 매장 메뉴판·온라인 주문 화면에 중량 의무 표시
치킨업계 “‘조리 전 중량’ 표시 다행, 일부 업체 적용 아쉬워”
교촌치킨. ⓒ교촌에프앤비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교촌치킨이 값은 그대로 두고 재료 구성과 중량을 축소했다는 논란이 확산되며 소비자 불만이 폭발하자, 결국 '교촌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정부를 움직였다. 가격은 숨기고 양만 줄이는 치킨업계의 '슈링크플레이션'을 정면으로 겨냥해, 정부가 치킨 한 마리의 실제 무게 공개를 의무화하는 '중량 표시제'를 전격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업계는 방향성에 동의한다면서도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부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5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오는 15일부터 매장 메뉴판과 온라인 주문 화면에 판매 가격과 '닭고기 조리 전 중량(g)'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이는 지난 2일 정부가 공정거래위원회·식품의약품안전처 등 5개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식품분야 용량꼼수 대응방안'에 따른 것이다. 우선 적용 대상은 BHC·BBQ·교촌·처갓집양념·굽네·페리카나·네네·멕시카나·지코바·호식이두마리치킨 등 상위 10대 프랜차이즈 가맹점 약 1만2560곳이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중량 표시 방식으로 'g(그램)' 표기를 원칙으로 하되, 치킨이 보통 한 마리 단위로 조리된다는 점을 고려해 '10호(951~1050g)' 등 호수 단위 표기도 허용했다. 다만 소비자가 호수별 중량 범위를 알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제도는 오는 15일부터 시행되며, 내년 6월 말까지 계도기간이 부여된다. 계도기간 동안에는 위반 시 행정처분이 없지만, 이후 반복적으로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영업정지 등 제재가 뒤따른다.

정부는 업체가 중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가 발생하는 경우, 소비자에게 "콤보 순살치킨 중량이 650g→550g으로 조정돼 g당 가격이 일부 인상된다" 등 명확하게 고지할 것도 권고했다. 

다만 이는 법적 의무가 아닌 자율 규제 형태다. 내년부터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분기마다 5대 치킨 브랜드 제품을 직접 구매해 중량과 가격 등을 비교한 결과를 공개하며 시장의 자율감시 기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중량 의무 표시제 도입을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부담감을 드러냈던 치킨업계는 우려했던 것보다 현실적인 기준이라며 일단 '안도했다'는 분위기다. 특히 논란이 컸던 '조리 후 중량' 대신 '조리 전 중량'을 표시하도록 한 점에서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업계는 치킨의 경우 조리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고 튀김옷 무게가 달라지는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조리 후 중량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리 전 중량을 표시하는 방식이라 그나마 다행"이라며 "'10호 닭'처럼 호수 표기를 병행할 수 있게 된 점도 예상보다 부담을 덜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업계는 현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부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정책 방향이 확정된 만큼 기준에 맞춰 이행할 계획"이라면서도 "생닭 염지 과정에서의 중량 변수, 콤보·윙 등 부위별로 발생하는 중량 편차 등을 현실적으로 반영해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치킨업계 관계자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치킨 브랜드가 워낙 많은데 일부 업체만 적용하는 것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있다. 업계 전반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발표가 나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내부적으로도 세부 기준을 논의 중"이라며 "치킨만 규제하는 것이 아닌 전체 외식업계로도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비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는 양 줄이고 몰래 숨기기 힘들 것", "동일한 가격이라면 어느 곳이 더 많이 주는지 비교 가능해서 좋다" 등 업계 내 꼼수 인상이 사라지고 가격·용량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yeonpil@hankooki.com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