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굵기 1/500 나노디스크로 뇌심부 자극"

전극 이식 위한 대뇌수술 없이 생쥐 뇌에 주입해 신경세포 자극 성공

뇌심부자극술을 위한 전극 이식수술의 위험성을 줄여주기 위해 원하는 뇌 부위에 직접 주입할 수 있는 머리카락 굵기의 1/500에 불과한 250 나노미터(㎚)의 전자기 나노디스크(MEND)가 개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뇌 깊숙한 곳에 전극을 이식해 신경세포에 전기적 자극을 주는 것을 뇌심부 자극술이라고 한다. 파킨슨병, 간질, 강박 장애, 투렛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 쓰인다. 하지만 뇌 심부에 전극을 이식하기 위해선 대뇌수술이 필요하다.

뇌심부자극술을 위한 전극 이식수술의 위험성을 줄여주기 위해 원하는 뇌 부위에 직접 주입할 수 있는 머리카락 굵기의 1/500에 불과한 250 나노미터(㎚)의 전자기 나노디스크(MEND)가 개발됐다. 11일(현지시간)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발표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MEND는 뇌에 주입된 뒤 신체 외부에서 자석으로 자기장을 발생시키면 전자기파가 흘러 신경세포를 자극하게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MIT 김예지 박사과정 연구원(재료과학 및 공학, 뇌 및 인지과학)은 실험용 생쥐의 뇌에 MEND를 주입한 결과, "신경세포 활동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MEND는 자기 코어와 전기적으로 충전된 외부 껍질로 구성돼 있다. 전자석에 노출되면 코어가 외부 껍질을 누르고 근처 뉴런에 전자기파를 전달하게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전자석의 스위치를 돌려서 자극을 켜고 끌 수 있다고 밝혔다.

MEND는 보상 및 운동 조절과 관련된 쥐의 뇌 영역을 성공적으로 자극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여기에는 "파킨슨병을 관리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전극을 이식하는 영역인 시상하핵이 포함된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디스크가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종류의 뇌 자극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력하게 만들려면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동물에서 수행된 연구는 종종 사람에게서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MIT의 폴리나 아니키예바 교수는 "이 나노디스크가 기록적인 입자인 것은 맞지만 예측했던 수준의 전자기파까지는 만들어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기 나노디스크가 특정 임상 상황에서 정말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보다 엄격한 대규모 동물 안전성 연구를 거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5-024-01798-9)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