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모기업 결국 파산보호 신청…“은행 위기 여전”에 금융시장 다시 불안
[앵커]
미국의 은행 연쇄 파산 위기를 촉발한 실리콘밸리은행의 모기업이 당국에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연쇄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금융시장은 다시 출렁였습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실리콘밸리은행이 폐쇄조치된지 일주일만에, 모기업인 실리콘밸리은행파이낸셜그룹이 뉴욕남부 연방지법에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법원이 파산보호 신청을 받아들이면 채무이행은 일시중지되고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정상화 절차를 밟게 됩니다.
실리콘밸리은행파이낸셜그룹의 자산과 부채는 현재 각각 1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미국에선 2008년 워싱턴뮤추얼 이후 파산보호 신청을 한 최대 규모 금융기관이 됐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이 금융당국에 의해 파산절차를 밟게 되면서 모기업의 파산보호 신청은 사실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시장에선 은행 연쇄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재점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어제 미국의 11개 대형은행이 위기설이 돌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300억 달러, 우리 돈 39조원을 긴급 예치하겠다고 나섰지만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반등 하룻만에 오늘 다시 30% 넘게 폭락했습니다.
[토마스 웨이드/아메리칸액션포럼 금융 정책 책임자 : "우리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의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른 대형 은행들도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이런 장기 국채를 사들였습니다. 그 때는 사실상 돈을 공짜로 나눠준 거나 마찬가지였지만, 더 이상은 아닙니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주들도 줄줄이 동반 하락하면서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오늘 1% 안팎씩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번 은행 연쇄 파산 사태를 불러온 대량예금인출, 이른바 뱅크런이 일어나는 데는 심리적인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합니다.
이 불안심리를 차단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연준, 그리고 대형 민간은행까지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시장도 연일 요동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한보경 기자 (bkh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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