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동 “대구·경북 통합, 저는 반대합니다”…속도전 추진에 제동
“20조 지원도 한계…북부지역 소외·자율성 약화 우려”

김형동 국회의원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충분한 검토와 도민 공감대 형성 없이 추진되는 '속도전 통합'에 강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김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반대합니다"라는 분명한 표현으로 통합 논의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사안이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며 "통합의 필요성 여부를 떠나 절차적 정당성과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경북의 지역적 특수성을 지적했다. 그는 "경북은 지역별 여건과 이해관계가 크게 다른 만큼 도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폭넓게 수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현재 추진 과정은 이러한 절차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제시한 '5년간 20조 원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당장은 큰 재정 지원처럼 보일 수 있지만, 5년 이후에 대한 대책은 불분명하다"며 "일회성 재정 지원만으로 통합의 타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통합 이후를 대비한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먼저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질적인 지역 체감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20조 원을 대구와 경북 각 시‧군이 나눠 가질 경우 개별 지자체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 정도 재원으로는 지역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규모 첨단산업 공장을 유치하는 것이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북 북부지역 소외 가능성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했다. 김 의원은 "대구 중심의 통합 구조가 형성될 경우 경북 북부지역이 더욱 주변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부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산업 육성과 발전 전략이 통합 논의보다 먼저, 그리고 분명하게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통합이 대구와 경북이 각각 보유해 온 정치적·행정적 독자성과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행정 효율성을 명분으로 한 통합이 오히려 중앙 정치권에서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지역 특수성을 반영할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우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비유했다.
김형동의원은 "대구·경북 통합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충분한 검토와 도민 공감 없이 추진되는 통합은 지역 발전이 아니라 새로운 갈등을 낳을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