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공시 사례로 본 2026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의 실무상 유의점

2026. 4. 1. 09: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위온 파트너변호사 정유성

올해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회사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작년까지는 자산총액 5천억원 이상 상장회사에만 적용되던 제도가 전면 확대된 것이다. 자산 규모와 관계없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가 의무공시 대상에 포함되면서 기업들은 추가적인 업무 부담과 공시 서류 검증에 따른 리스크를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9개 중점점검사항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의 적정성을 좌우하는 핵심은 거래소가 발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중점점검사항 작성기준」에 있다. 이 기준은 거래소가 그동안의 공시 사례를 통해 반복적으로 드러난 문제점을 정리한 것으로, 기업들이 실무에서 우선적으로 점검해야 할 영역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사례를 보더라도 대부분의 정정공시 요구가 중점점검사항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올해는 핵심지표 4개와 세부원칙 5개가 중점점검사항으로 사전 예고되었다. 그동안 정정공시 요구의 단골 소재였던 “④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2-③ 소유구조 및 사업구조 변동에 대한 주주보호정책 마련”, “⑭ 내부감사기구·외부감사인 간 분기별 회의 개최”는 올해도 어김없이 포함되었다.

또한 “①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및 “③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가 새롭게 추가되었는데 이는 상법 개정과 맞물려 실질적인 주주권 행사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반영된 결과로 이해된다.

정정공시 요구로 이어지는 2가지 유형
그렇다면 실제로 기업들은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되어 정정공시 요구를 받았을까? 작년에 정정공시 요구를 받은 31개 기업의 사례를 전수 조사한 결과 문제의 유형은 비교적 명확한 패턴을 보였다.

가장 빈번하게 확인된 사례는 중점점검사항에 해당하는 핵심지표나 세부원칙을 실제로는 준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준수한 것으로 기재한 경우였다. 예를 들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에서 말하는 “정책, 기준 또는 절차 등이 마련되어 있다”는 표현의 의미를 기업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경우였다.

또한 세부원칙에서는 미준수 사유를 충실히 기재하면서도 핵심지표에는 준수한 것으로 표시하는 등 항목 간 기재 내용이 불일치하는 사례들도 확인되었다. 이는 5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단순 착오였을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유형은 공시 작성기준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이며, 두 번째 유형은 내부 검토 과정의 미흡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거래소의 검증 과정에서 대부분 드러날 수밖에 없다.

‘준수’라는 달콤한 유혹
한편 기업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고민도 존재한다. 거래소의 점검과 불성실공시 제재 리스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미준수 사실을 그대로 기재할 경우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업 거버넌스 수준이 낮은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부담 때문에 무리하게 ‘준수’로 기재하였다가 정정공시 요구를 받은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의 본질은 단순히 준수 여부를 형식적으로 표시하는 데 있지 않다. 거래소가 요구하는 것은 준수 여부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미준수의 경우에는 향후 개선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다. 미준수 항목이 존재하더라도 그 배경과 향후 로드맵이 충실하게 공시되어 있다면 이는 오히려 시장에 투명한 소통 의지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의무공시 시대, 준비가 결과를 좌우한다
의무공시 대상이 전면 확대된 올해는 특히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처음 작성하는 기업들에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의 핵심은 단순히 항목을 채우는 데 있지 않다. 공시 기준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기업의 거버넌스 현황을 일관된 구조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작년 31개사의 정정공시 사례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자의적인 해석이나 보고서 검토 미흡은 결국 거래소의 정정공시 요구라는 실무적 리스크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보고서 작성 단계에서 오류를 사전에 차단하고 공시의 논리와 정합성을 갖추었을 때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고 공시의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글  법무법인 위온 파트너변호사 정유성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