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권이라 죄송합니다" 투헬, 잉글랜드 사령탑 부임...현지 반응은 싸늘 "축구의 암흑의 날"

신인섭 기자 2024. 10. 1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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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토마스 투헬 감독이 잉글랜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러나 현지 여론은 싸늘한 편이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 바이에른 뮌헨, 첼시,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이 새로운 잉글랜드 대표팀의 감독이 됐다. 여러 후보자와 면접이 진행됐고, 18개월 계약을 체결한 투헬 감독이 선정됐다"라며 공식 발표했다.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는 지난 2016년부터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선임해 팀을 맡겼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가 그토록 원하던 우승 트로피를 위해 전진해 나갔다. 첫 메이저 대회였던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28년 만에 월드컵 4강에 진출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매번 메이저 대회에서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에서 결승에 진출했지만 이탈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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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유로 2024 대회를 앞두고 많은 기대를 받았다. 최고의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을 필두로 라리가 최고의 선수로 선정된 주드 벨링엄, 프리미어리그 4연패의 주인공 필 포든을 비롯해 데클란 라이스, 콜 팔머, 코비 마이누 등 역대급 멤버를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졸전을 거듭했다. 잉글랜드는 좀처럼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고, 매 경기 상대를 '늪'으로 빠트리며 가까스로 승리를 쟁취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결승까지 올라갔다. 단판 승부이기에 팬들은 많은 기대를 했다. 하지만 스페인에 1-2로 패하며 결국 두 대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사퇴했다. 하지만 곧바로 새 감독을 선임하지 못했다. 결국 잉글랜드는 지난 9월에 이어 이번 10월 A매치 기간에도 카슬리를 임시 감독 자리에 앉혀 지휘봉을 맡겼다. 그동안 다양한 감독들이 거론됐지만 구체적으로 연결된 감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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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투헬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투헬 감독은 이미 첼시 감독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PL) 무대 및 잉글랜드의 특성을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파리 생제르맹(PSG) 시절부터 바이에른 뮌헨까지 계속해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다만 지난 시즌 뮌헨을 이끌고 리그 3위의 성적을 내며 결국 팀을 떠났다. 

FA는 "투헬 감독을 영입하기로 한 결정은 이미 지난 주 초에 승인되었고, 8일 투헬 감독은 계약에 서명했다. 최근 마무리된 A매치 경기에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표가 연기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헬 감독은 2025년 1월 1일부터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이로써 투헬 감독은 잉글랜드 감독 자리에 앉은 3번째 외국인 감독이 됐다. 스웨덴의 스벤 예란 에릭손(2000~2006), 이탈리아의 파비오 카펠로(2008~2012)가 있다. 잉글랜드는 12년 만에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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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 오랫동안 이 나라에 대해 개인적인 유대감을 느껴왔고, 이미 놀라운 순간을 맞이했다. 잉글랜드를 대표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은 큰 특권이며, 이 특별하고 재능 있는 선수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흥미롭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투헬 감독의 목표는 다가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 우승이다. 그는 "이 유니폼에 두 번째 별을 달고 싶다. 2026 월드컵에서 우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독일인이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것에 대해 놀라운 반응이 많았다. 투헬 감독도 "독일 여권을 가지고 있어 죄송하다"고 웃으며 "나는 독일 여권만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팬들은 프리미어리그와 이 나라에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여기서 살고 있는 것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할 수 있다. 잉글랜드에서 내 기억은 매우 소중했다. 이 나라와 역할에 존중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 반응은 싸늘한 편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잉글랜드 축구의 암흑의 날"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으며, 영국 '미러'는 "독일인이 처음으로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되었는데, 이는 잉글랜드 최대 라이벌 팀의 감독에게 팀을 맡긴다는 뜻이다"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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