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전기차 충전하며 나도 충전하는 시간, BMW 차징 허브 라운지 오픈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은 충전이다. 내연기관차야 주유에서 결제까지 채 몇 분 걸리지도 않는데, 전기차는 가장 빠른 방법을 선택했을 때 최소 십수분 이상 충전해야 80% 정도까지 충전이 되니 말이다. 이렇다 보니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이야 충전해놓고 화장실에 다녀오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충전할 수 있지만, 대부분 아무것도 없는 곳에 달랑 충전소만 있어 충전하는 내내 근처를 서성이거나 차안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여기는 다르다. 전기차 충전과 휴식을 결합한 공간이 새롭게 탄생했다. BMW 그룹 코리아는 지난 12일 서울역 인근에 BMW 차징 허브 라운지를 열어 현장을 방문했다.

명동에서 서울역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주유소가 있었는데, 주유소가 사라지고 이 자리에 BMW 차징 허브 라운지가 들어서게 된 것. 이 곳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기차를 충전하며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BMW 그룹 내에서도 전 세계 최초로 설립된 형태다. 이 곳은 GS그룹 및 LG그룹과 손을 잡고 만들어진 곳으로, GS칼텍스와 협력해 과거 주유소 자리에 새로 들어선 에너지플러스 서울로 빌딩 1층에 라운지를 구축했으며, GS 차지비는 충전 서비스를, 라운지 운영은 파르나스 호텔이 담당한다.

가장 중요한 충전기는 총 6기로, 현재 LG전자가 개발한 200kW급 급속 충전기를 배치해놓았고, 향후 350kW급의 초고급속 충전기도 설치할 예정이다. 5+2핀 구성의 전기차라면 브랜드 관계 없이 모두 사용이 가능하고, 다만 완속 충전(5핀)만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의 모델은 이 곳에서 충전이 불가능하다. 충전 비용은 다른 급속 충전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며, BMW 고객은 이 곳에서 충전할 경우 약간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고 한다.

여기에 설치된 충전기는 오는 11월부터 ‘플러그 앤 차지(Plug & Charge)’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는 사전에 앱을 통해 결제 카드를 등록하고 차량 내에서 인증서를 선택해 PnC 기능을 활성화하면 이후부터는 충전기를 연결하자마자 자동으로 차량 정보를 인식해 사용자 인증과 결제, 중전까지 한번에 이뤄지는 기술이다. BMW 그룹 코리아는 수입차 최초로 2022년 4월에 한국전력과 PnC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준비된 BMW 차량에 직접 시연해보니 충전 카드를 인식하는 등의 절차 없이 충전기만 연결하면 잠깐의 통신 과정을 거친 후 곧바로 충전이 시작되는데, 번거로운 과정을 크게 줄여주는 점이 좋았다.

충전소에 다양한 화재 대책을 구비해놓았고, 하부 냉각소화 장치도 추가될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이 부분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 BMW 그룹 코리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준비도 철저하게 이뤄졌다. 먼저 전기차 충전구역 천장에 3중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했으며, 화재 전 차량 상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열화상 CCTV, 그리고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AVD 소화기와 소화포 등의 소방 킷을 배치해놓았다. 여기에 향후 차량 하부 냉각소화 장치를 각 충전면 바닥에 배치해 빠른 진화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전기차가 충전되는 동안 고객은 30석 규모의 라운지를 방문해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음료나 간식등을 판매하므로 이를 즐길 수도 있고, LG전자의 안마의자 등도 배치해 장시간 운전에서 쌓인 피로를 풀 수도 있다. 안쪽으로는 BMW나 미니 제품을 전시할 예정으로, 특히 그동안 온라인에서만 판매된 한정판 모델들을 전시할 예정이어서 충전 고객 뿐 아니라 차량을 살펴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방문도 가능하다. 운영은 충전소는 연중 무휴로 운영되고, 라운지는 평일 10~19시까지 운영한다.

BMW 그룹 코리아는 현재 공공 충전기 기반 충전소인 데스티네이션 차징, BMW 공식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 갖춘 딜러 차징 스테이션, 각 지역 호텔, 리조트, 골프장 등 랜드마크에 갖춘 프리미엄 차징 스테이션 등의 충전 인프라를 약 1,600기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BMW 차징 허브 라운지를 더해 연내 2,100기까지 충전기를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단 화면을 통해 충전 상태를 볼 수 있다
차량을 보며 안마의자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전기차 수요가 정체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차는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다. 그렇다면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안들을 내놓아야 하고, 이번 BMW 차징 허브 라운지는 그러한 목표를 향해가는 BMW 그룹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첫 수입 전기차인 i3를 시작으로 충전시설 확대에 힘써온 BMW 그룹 코리아가 이번 BMW 차징 허브 라운지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런 노력이 타 브랜드에도 전파되어 전동화의 밑바탕이 되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