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만원에 매일 소음 폭격… 여주 공군사격장 인근 ‘분통’

양동민 2026. 3. 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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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백석리 섬 일원에 조성
주 5일·하루 평균 3회 훈련 실시
“편대 선회… 측정 범위 넓혀야”
길 하나 두고 보상 여부 갈리기도
“차라리 공동 수익사업 활용해야”
국방부, 증액 공감… 협의체 난색

여주 대신면 주민들이 60여 년간 전투기 소음에 시달리고 있지만, 잘못된 기준과 좁은 보상 범위로 인해 실질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30일 여주시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전투기 사격장인 백석리 섬 일대 모습. 2026.3.30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60여 년간 전투기 소음에 시달려온 여주 대신면 주민들이 잘못된 소음 측정기준·좁은 보상범위·낮은 보상금이라는 ‘삼중벽’에 막혀 실질적인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큰 소음이 반복적으로 들려 평온한 일상 유지가 어렵다”면서 ‘소음대책지역’ 추가지정을 요구해왔으나 올해 초 정부 고시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에 여주시에 민원을 넣는 등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1957년 여주 세종대왕면 백석리 섬 일원에 조성된 공군사격장은 주간 오전 9시~오후 5시, 야간 오후 10시까지 주 5일·1일 평균 3회 훈련하고 있으며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이 관리하고 있다.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호소하며 1991년부터 ‘이전’을 요구해온 곳이다.

이모형 여주시 대신면 이장협의회장이 공군사격장 전투기 비행 경로를 손으로 가리키며 소음 피해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2026.3.27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이모형 대신면이장협의회장은 “수원10전투비행단 전투기 4~5대가 편대 비행으로 대신면 44개 마을 전체 상공을 반복 선회하며 굉음을 내지르지만 보상은 사실상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질적 보상이 안되고 있는 이유로 ‘소음 측정 기준점’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훈련은 사격장이 있는 백석리 섬에 설치된 표적을 중심 좌표로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굉음은 전투기가 급상승하고 커브를 트는 대신면 후포리·천남리·왕대리·상구리 마을 상공 구간에서 극대화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주민들은 사격 포인트가 아니라 비행 경로 전체를 감안해 소음 측정 범위를 넓게 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상 역시 큰 불만이다. 소음대책지역 경계선이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면서 불과 몇 m 차이로 보상 여부가 갈린다. 이 회장은 “같은 소리를 들으며 사는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앞집은 보상이 되고 뒷집은 안된다’는 식이면 싸움이 날 수밖에 없다. 차라리 마을 단위로 묶어서 공동 수익사업이나 복지 혜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그록(Grok)에서 ‘다음 기사를 읽고 독자들이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형 이미지를 그려달라’고 입력해 생성한 이미지. /경인일보


보상금도 논란이다. 월 3만~6만원으로 책정되지만 여주는 3만원에 그친다. 이는 60여 년 피해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으로 보상 대상자가 사망하면 그걸로 모든 게 끝나는 구조도 문제라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이 회장은 “민간 공항이었다면 진작에 난리가 났을 일이다. 소음 측정 방식을 실제 피해 범위에 맞게 제대로 재설계하고, 전문가와 시민 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 기구를 만들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2025년 1월 군소음보상법 시행령을 개정해 비도시지역의 경우 1웨클(WECPNL) 범위 내에서 지형·지물과 지자체 요구를 고려해 소음대책지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경계지 확장 기준을 완화했다”고 밝혔으나, 대신면 후포리·당산리·세종대왕면 왕대1리 등은 지난 1월 고시된 소음대책지역에 포함되지 못했다.

또한 국방부는 보상금 증액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재정 부담 증대에 따라 관련 부처·국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는 입장이며, 2025~2026년 소음영향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예정으로 별도 협의체 구성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60여 년간 전투기 소음피해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여주/양동민 기자 coa00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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