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막으려… 금개구리 몸에 ‘1㎝ 주민증’ 심는다

정해민 기자 2025. 8. 9. 00: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 옥구공원에 600마리 방사… 한 달에 한 번씩 적응 여부 확인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 시흥 옥구공원 연못에서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손전등을 켜고 금개구리를 채집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작년 8월과 올 6월 이곳에 금개구리 600마리를 방사했다. 왼쪽 위에 있는 작은 사진은 연구진이 채집한 금개구리의 모습. 몸 길이 4~6㎝의 금개구리는 등에 금색 줄무늬 2개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국립생태원·정해민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7시 경기 시흥 옥구공원. 해가 저물자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멜빵바지처럼 생긴 가슴장화를 착용하고 성인 허리 높이까지 오는 연못으로 들어갔다. 물속은 바닥이 진흙이라 미끄럽고 발이 푹푹 빠져 걷기조차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곳에 멸종 위기 야생 생물 2급으로 지정된 금개구리를 작년 8월과 올 6월에 각 300마리씩 총 600마리를 풀어놓았다. 방사한 금개구리들이 자연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옥구공원을 찾는 것이다.

연구진은 긴 막대 끝에 자동차 운전대처럼 생긴 원형 장치를 달아 물속을 빗자루질하듯 훑었다. 이 원형 장치는 생태원이 금개구리처럼 작은 멸종 위기 야생 생물을 방사할 때 몸 안에 심는 1㎝ 안팎의 ‘PIT(Passive Integrated Transponder)’ 태그를 감지하는 장치였다. PIT는 외부에서 보내는 전파에 반응해 고유 번호를 반사하는 소형 무선 식별 장치로, 방사한 작은 생물들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것이다. 연구진은 이 장치를 이용해 연못 속 금개구리 개체 수도 파악한다.

연구진은 ‘쪽쪽’ 울음소리를 따라가 연못 위에 떠다니는 금개구리를 손으로 낚아채기도 했다. 약 2시간 동안 20여 마리를 채집해 가로등 아래서 무게와 길이를 측정했는데, 이날 PIT 태그가 없는 새끼 금개구리도 발견됐다. 그동안 방사한 금개구리들이 자연에서 번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개구리는 등에 금색 줄무늬 두 개가 있다. 몸길이는 4~6㎝로 우리나라 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개구리(6~9㎝)보다 작다. 주로 연못이나 논, 저수지 등에 사는 금개구리는 최근 농약 사용과 수로 정비로 서식지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환경부는 개체 수가 현격히 줄어들어 절멸 위기에 놓인 야생 동식물을 법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은 1급, 위협 요인이 없어지지 않을 경우 가까운 미래에 멸종될 우려가 있는 동식물은 2급으로 분류한다. 현재 1급은 68종, 2급은 214종이 있다. 이 중 금개구리와 같은 양서류는 1·2급을 합해 총 4종뿐이다. 권관익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전임연구원은 “금개구리는 곤충을 먹고, 뱀 등의 먹이가 되는 중간 포식자로서 습지 먹이사슬을 잇는 핵심 고리”라고 했다.

국립생태원은 2013년 문을 연 이후 금개구리 외에도 소똥구리, 남생이 등 총 25종에 대해 복원 사업을 벌여 방사했다. 금개구리처럼 PIT 태그를 심은 종은 5종이다. 지난해 4월에는 멸종 위기 야생 생물 1급 물고기인 꼬치동자개 500마리에 PIT 태그를 심어 경남 남강에 방류하기도 했다. 여우처럼 덩치가 큰 포유류 등은 PIT 태그 대신 GPS(위성항법장치)를 부착해 방사한 후 관리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