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놀이 대신 스마트폰… 비만·근시 ‘수두룩’ [심층기획-운동장을 빼앗긴 아이들]
줄어든 신체활동 시간
초등생 10명 중 3명은 ‘과체중’
37%, 2시간 이상 인터넷·게임
비만·체력 저하 악순환 시달려
정서 발달에 부정적
‘화면 노출’ 눈 건강에도 치명적
2025년 4학년 절반 넘게 ‘시력 이상’
감정조절·관계형성 악영향 지적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A(10)군이 요즘 ‘가장 좋아하는 일’은 축구다. 그는 “친구들과 뒤엉켜 공을 차고 땀범벅이 될 때 가장 신난다”고 말한다. 그러나 A군에게 공놀이가 허락된 것은 주 100분짜리 축구학원 수업이 전부다. 학교 운동장과 아파트 놀이터 모두 공놀이를 금지한 탓이다. A군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학교나 동네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없는 현실이 아쉽다”고 말했다.
안전과 민원 등을 이유로 학교와 동네에서 뛰놀 공간이 줄어들면서 아이들의 신체활동이 학원과 실내 생활로 옮겨가고 있다. 그 결과, 어린이 기초 체력은 최근 10년 새 크게 악화했고, 비만·시력·수면·정신건강 등 아동의 신체·정신 건강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활동 부족은 체중 증가로 이어졌다. 과체중 이상 초등학생은 2017년 22.5%에서 2021년 31.4%까지 올랐다. 이후 소폭 낮아졌지만 지난해에도 29.7%로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초등학생 10명 중 3명가량이 과체중 이상인 셈이다. 류인혁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초등학생, 그중에서도 저학년은 헬스나 정형화된 운동을 스스로 꾸준히 하기 어렵기 때문에 운동장과 놀이터에서 자연스럽게 뛰고 노는 시간이 사실상 가장 중요한 신체활동”이라며 “이런 일상적 활동이 제한되면 아이들의 하루 전체 활동량이 줄 수밖에 없고, 이는 비만과 체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몸을 움직이는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청소년기가 돼서도 운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성장기 신체활동은 지금의 체중을 조절하는 문제를 넘어 평생의 생활습관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뛰어노는 시간을 스마트폰과 게임 등이 채우면서 운동량이 아닌 일상의 기본 활동량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아이를 병원에 빨리 데려오고, 안경이나 약물치료 등으로 적극 대응을 잘하고 있지만 정작 아이가 교실, 학원, 스마트폰 앞에 오래 묶이는 생활은 변하지 않고 있다”며 “학교와 돌봄 공간에서 야외활동 시간을 확보하고, 교실 환경 개선, 근거리 작업 시간을 관리하는 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몸을 못 쓰는 아이들, 마음도 흔들린다

김 교수는 “운동과 바깥놀이는 감정조절과 뇌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실제 신체활동은 병원에서도 우울감이나 불안이 있는 아이들에게 권하는 치료적 개입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다름을 조금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실패를 경험하고 회복하는 공간까지 줄어드는 것은 정신건강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운동량만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며 지고 이기고 다시 해보는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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