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A' 첫 신용등급 받은 두산밥캣, 조달처 다변화 신호탄

두산밥캣의 전기 텔레핸들러 사진 제공=두산밥캣

두산밥캣이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처음으로 신용등급을 부여받았다. 글로벌 사업 비중이 높은 두산밥캣은 그동안 해외 본드를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번 신용등급 획득은 조달처 다변화를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한국기업평가는 두산밥캣의 기업신용등급(ICR)으로 AA-(안정적)을 부여했다. 두산밥캣이 국내에서 기업신용평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확고한 거래기반과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기계 업종의 신용등급 분포를 보면 주로 'A'에 몰려있다. 반면 두산밥캣은 이 보다 한 단계 높은 '더블 A(AA)' 등급을 획득했다. 회사 측은 "첫 평가에 우량 신용도를 인정받아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그동안 두산밥캣은 해외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는 수익 구조가 글로벌 시장에 치중된 것과 연관된다. 유럽, 미국 등 해외 시장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투자자 접근 측면에서 해외 조달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실제 두산밥캣은 최근 특정 금융 기관이 채권을 인수하는 사모 방식으로 조달했다.

이번 국내서 획득한 신용등급은 향후 조달처 다변화를 위한 사전적 조치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공모채 발행을 위해선 발행 예정일 기준 최소 3주 전까지 신용등급을 획득해야 한다. 미리 등급을 받아놓으면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달에 나설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평가를 의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점도 두산밥캣의 국내 조달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지난해 무디스와 S&P는 각각 두산밥캣에 Ba2, BB+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시장 신뢰를 회복 중인 기업에 주로 부여되는 등급으로 정크채 중에서도 우량한 편에 속하지만 아직 투자 등급은 아닌 상황이다.

두산밥캣이 AA- 신용등급으로 회사채를 발행한다면 2% 후반(3년물 기준) 조건에 조달이 가능할 전망이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자금 조달 옵션은 다양해졌지만 당장 국내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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