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RX350h에 대해 내린 결론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SUV 중 승차감 하나만큼은 최고다. 독일차들이 아무리 ‘프리미엄’을 외쳐도 이 차의 조용함과 부드러움을 따라오지 못한다.
보통 21인치 대형 휠을 달면 승차감은 포기해야 한다. 상식이다. 그런데 RX350h는 이 상식을 깨뜨렸다. 서울 시내 곳곳의 방지턱과 맨홀 덮개를 지나도 충격이 운전석까지 전달되는 느낌이 거의 없다. 에어 서스펜션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마법이 가능한지 신기할 따름이다.
2.5리터 엔진과 전기 모터가 만들어내는 249마력은 숫자로는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주행감은 전혀 다르다. 신호대기에서 출발할 때 전기 모터의 무음 가속, 고속도로에서 가솔린 엔진의 안정적인 힘. 이 둘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순간이 바로 하이브리드의 진가다.
공식 연비는 13.6km/L다. 하지만 실제로는 15.6km/L 이상이 기본이다. 놀라운 건 경제 운전을 하면 20km/L까지 나온다는 점이다. 2톤이 넘는 덩치 큰 SUV에서 나오는 수치가 맞나 싶을 정도다. 기름값 걱정 없이 장거리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몇 안 되는 프리미엄 SUV다.
BMW, 벤츠, 아우디 같은 독일차들이 서킷에서 좋은 성능을 내는 스포티함을 자랑하지만, 일반인들이 출퇴근하고 가족과 드라이브할 때 정말 그런 극한 성능이 필요할까? 오히려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이 더 실용적이고 중요하지 않을까? 출퇴근길 정체구간에서, 주말 가족 나들이에서 진짜 중요한 건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이다.
14인치 터치스크린은 반응도 빠르고 화질도 선명하다. 하지만 진짜 감동은 실내 정숙성이다. 시속 100km로 달려도 옆 사람과 속삭이듯 대화할 수 있다.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이 잠들어도 엔진 소리나 도로 소음에 깨어날 걱정이 없다.
프리미엄 트림 8,675만 원, 럭셔리 트림 9,743만 원. 솔직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하지만 이 차의 가치를 알고 나면 생각이 바뀐다. 전자식 도어 핸들, 사륜구동, 각종 안전장치까지 모든 게 기본이다. 무엇보다 매일 느끼는 승차감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요즘 프리미엄카들은 너무 자극적이다. 큰 소리, 강한 가속, 과격한 디자인. 하지만 진짜 럭셔리는 조용함이다. 편안함이다. RX350h는 이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다.
승차감 하나만으로도 이 차를 선택할 이유는 충분하다. 여기에 20km/L 연비까지 더해진다면, 현명한 선택이 무엇인지는 명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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