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증권가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해 목표주가 185만원을 제시하며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리포트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비중 축소 권고에 이어 국내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피크아웃 우려가 본격적으로 점화되는 모습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을 통해 이번 분석의 배경과 향후 시장 전망을 살펴봤다.

반도체 시장은 올해 2분기를 정점으로 하반기부터 모멘텀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을 견인했던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경쟁적인 설비 투자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하반기부터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수요가 꺾이며 반도체 업황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을 위협하는 선행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채를 통해 대부분의 투자금을 조달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자금줄이 금리 상승으로 인해 점차 마르고 있다.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들의 회사채 선호도가 떨어지며 가용 현금이 줄어드는 추세다.

메타가 자사의 잉여 컴퓨팅 자원을 외부 고객에게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반도체 시장은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그동안 진행된 공격적인 인프라 구축이 과잉 투자였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점차 수익성을 우선시하며 인프라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가의 스마트폰 제품은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있으나 중저가형 제품은 그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애플과 같은 주요 업체들이 메모리 가격 부담으로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실질적인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소비자의 구매 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IT 완성품 업체의 반도체 수요는 위축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이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다소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성은 높아질 수 있으나 지배구조와 자본시장의 차이로 인해 미국 반도체 기업 수준의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시장 평가는 결국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와 성장 동력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