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청약이냐"…서울 아파트 로또 청약 역대급 '광풍'

박성환 기자 2024. 10.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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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 142.8대 1…시세차익 기대감↑
주택공급 부족→집값·분양가 급등→청약 광풍→분상제 단지 '로또'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2024.10.23.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가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8·8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 청약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특히 이른바 '로또 청약'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에 청약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청약 광풍이 불고 있다.

분양가가 꾸준히 오르고, 집값 상승이 계속되는 데다 분양가 상한제로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보니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일을 넘어설 정도로 과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공급되는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1순위 청약에 8만명 이상이 몰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2일 진행한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307가구 1순위 공급에 8만2487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은 268.7대 1로 집계됐다. 전날 특별공급에도 4만명 가까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40대 1에 달했다.

가장 많은 87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84㎡ D타입의 경우 2만 7287명이 신청해 경쟁률 313.6대 1을 기록했다. 24가구를 모집한 59㎡ A타입은 1만 4190명이 몰리며 591.2대 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59㎡ C타입 경쟁률도 415.6대 1에 달했다.

잠실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는 20년 만에 잠실에 공급되는 대단지 신축 아파트로, 분양 이전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단지였다. 특히 이 단지의 분양가가 3.3㎡당 5409만원으로 송파구 역대 최고가이지만,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인근 단지 시세보다 낮아 당첨 시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점도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렸다.

[서울=뉴시스] 14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396.8대 1로 직방이 분양 정보 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래 월간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진=직방 제공) 2024.10.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최근 분양한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에서 만점 청약통장이 등장했다. 지난 10일 1순위 37가구 모집에 3만7946명이 접수하면서 평균 1025.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면적별로 전용 60㎡이하가 1205.2대 1로 경쟁률이 높았다. 분양세대수는 37가구로 적은 물량이 공급됐지만, 대치동 학군을 품은 강남 브랜드 신축이라는 점과 전용 59㎡ 기준 16억원 대로 주변 시세 대비 낮아 청약 수요가 몰렸다.

전용면적 94㎡ T형 최고 당첨가점은 84점 만점이었다. 이는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본인 제외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이어야 가능한 점수다. 84점을 채우려면 7인 이상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이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특히 이 단지에서 가장 물량이 많은 84㎡B(14가구)와 59㎡A(10가구)를 비롯한 4개 평면 최저 당첨가점이 74점에 달했다. 이는 5인 가구(25점)가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 모두 15년 이상 채워 각각 32점과 17점 만점을 받아야 하는 점수다.

나머지 3개 평면 중 2개 평면의 최저 당첨 가점 역시 69점이었다. 또 1개 평면의 최저 당첨 가점은 72점으로, 4인 가구의 최고 점수인 69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당첨이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이 세 자릿수에 달한다.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청약 결과 분석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아파트는 24개 단지 2992가구로, 평균 경쟁률이 142.8대 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에서 청약 불패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과 분양가가 동시에 급등하면서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투기 수요까지 청약시장에 뛰어들면서 무주택자 주거안정이라는 청약제도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라며 "청약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주택 공급 부족 우려, 시세차익 기대감 상승 등 다양한 문제들이 겹치면서 청약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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