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가면 쓴 가해자 신상털이 돈벌이… ‘사이버렉카’ 갈수록 기승[가짜 정의 ‘온라인 분노 비즈니스’ 실태 추적]
유튜버 ‘전투토끼’ 4개월 행적
대중 분노 자극해 돈벌이 활개
“이제 월 1000만 원씩 벌 수 있겠다.”
지난 2024년 6월,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사적 제재’를 내세워 신상털기에 앞장섰던 유튜버 ‘전투토끼’는 관련 영상을 올리며 부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억 원의 빚을 지고 있던 전투토끼는 이른바 ‘사이버렉카(사이버레커)’ 흐름에 편승, 공무원 신분인 아내를 동원해 빼돌린 개인정보로 신상공개 콘텐츠를 양산했고, 엉뚱하게 범죄자로 낙인 찍힌 피해자 가족은 극심한 고통에 휩싸인 채 직장과 사회로부터 고립됐다.
‘정의 구현 인플루언서’를 자처하며 개인의 신상을 공개, 조롱하는 사이버렉카의 폐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4년 수십 명의 남학생들이 울산 여중생을 1년간 집단 성폭행한 밀양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고 김창민 감독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가해자도 포토라인이 아닌 한 사이버렉카 유튜브에 출연해 사과했다.
2월 ‘전투토끼’는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지옥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사이버렉카들은 수사기관마저 비웃는 권력을 휘두르지만 정작 이들을 막을 근본적인 논의는 답보 중이다. 오히려 사이버렉카는 대중의 분노와 관심을 자극해 돈을 벌어들이는 ‘분노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문화일보 특별취재팀은 지난 4개월간 사이버렉카의 공격으로 삶을 빼앗긴 피해자 3명의 심층 인터뷰와 유튜버 ‘전투토끼’에 대한 검·경 수사보고서,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 자료 약 2800쪽을 입수해 분석했다. 전투토끼가 영상을 올린 뒤 체포되기까지 60일간의 ‘인간 사냥’을 재구성하며 자신들을 ‘정의롭다’고 설명하던 이들의 검은 속내를 파헤쳤다.
노지운·이현웅·노수빈·김혜웅·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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