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겨울잠 자는 다람쥐서 백내장 치료 단서 찾았다

문세영 기자 2024. 9. 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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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과에 속하는 설치류가 백내장 치료 길을 여는 데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 설치류는 겨울잠을 잘 때 백내장 현상이 나타났다가 잠이 깨면 사라지는 특징을 보인다.

백내장은 수정체 내 크리스탈린 변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겨울잠을 자는 다람쥐 수정체에서 백내장과 같은 현상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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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보건연구원
열세줄땅다람쥐의 모습. 위키미디어 제공.

다람쥐과에 속하는 설치류가 백내장 치료 길을 여는 데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 설치류는 겨울잠을 잘 때 백내장 현상이 나타났다가 잠이 깨면 사라지는 특징을 보인다. 

웨이 리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망막신경생리학부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다람쥐과 설치류인 열세줄땅다람쥐에서 백내장 치료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이는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임상연구저널’에 18일 발표했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뿌옇게 변해 시력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전 세계 주요 실명 원인이다. 수정체는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백내장은 노화 과정에서 생기는데 수정체 속 단백질이 열에 의해 변성이 일어나 발생한다. 

연구팀은 열세줄땅다람쥐가 겨울잠을 잘 때 생기는 눈의 변화에서 백내장 치료 개발 단서를 찾았다. 열세줄땅다람쥐는 북아메리카 초원에 널리 분포한 설치류로 겨울이 되면 동면에 들어간다. 이 기간 수정체는 4℃ 전후의 온도에 노출되는데 이때 눈이 흐릿하게 변화했다가 잠에서 깨면서 체온이 오를 때 다시 빠르게 투명성을 되찾는다. 

연구팀은 열세줄땅다람쥐가 겨울잠을 잘 때 수정체 내 단백질인 크리스탈린이 변화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백내장은 수정체 내 크리스탈린 변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겨울잠을 자는 다람쥐 수정체에서 백내장과 같은 현상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추위 스트레스에 의한 세포 반응일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팀이 동면기에 접어든 열세줄땅다람쥐에서 채취한 크리스탈린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RNF114라는 단백질이 확인됐다. RNF114는 오래된 단백질을 식별하고 분해를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RNF114가 겨울잠을 자는 동안 다람쥐의 수정체에 쌓인 크리스탈린을 분해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RNF114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백내장 쥐모델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쥐모델의 수정체를 4℃에 두었다가 열을 가하자 열만으로는 백내장이 개선되지 않았다. 반면 수정체에 RNF114를 주입하자 쥐모델의 95% 이상에서 백내장이 빠르게 제거되는 변화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백내장을 수술이 아닌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열세줄땅다람쥐의 수정체에서 일어나는 가역적 백내장 현상의 분자적 동인이 백내장 치료 전략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doi.org/10.1172/JCI169666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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