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사람 잡네”...이 나라도 ‘경제문제로 극단선택’ 1년새 1.5배 급증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4. 10. 3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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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에서 "경제 문제"로 자살한 인원이 전년대비 1.5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는 고물가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이 큰 요인인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7일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의 대패를 부른 요인도 '비자금 스캔들'이 가장 큰 결정타가 됐지만 고물가로 인해 팍팍해진 민심이 부패문제와 상승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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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성 ‘2024년판 자살대책 백서’
4대 원인중 생활고 등 경제문제만 급증
27일 총선 자민당 참패 요인으로 거론
엥겔계수 42년來 최대·실질임금 다시 후퇴
자살률 일본 1.5배로 OECD 1위 한국
올해 자살 사망자 수 역대 최대 전망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일본에서 “경제 문제”로 자살한 인원이 전년대비 1.5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는 고물가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이 큰 요인인 된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일본 정부는 ‘2024년판 자살 대책 백서’를 각의 결정했다. 백서에 따르면 지난 한해 일본의 자살자 수는 2만1837명으로 그 전해(2만1881명)와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자살의 원인 또는 동기가 “경제·생활 문제”인 사례가 1.5배(484명)나 급증한 518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후생 노동성은 근래 몇년사이 심화된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활고 문제를 배경으로 짚었다.

원인·동기별로는 건강 문제 1만 2403명(전년대비 371명 감소)▽경제·생활 문제 5181명(484명 증가)▽가정 문제 4708명(67명 감소)▽직장근무 문제 2875명(93명 감소) 순이었다.

전체 자살의 90%를 차지하는 상위 4대 원인에서 경제·생활 문제만 늘었다.

경제·생활 문제로 인한 자살은 2021년까지 5년동안은 매년 3000명대 전반에 머물렀다. 그러다 2022년 4697명으로 급증한 이래 지난해까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후생노동성 담당자는 마이니치 신문에 “자살을 하는 경우 다양하고 복합적 원인이 있겠지만 고물가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1만4862명(전년대비 116명 증가)으로 2년 연속 늘었고, 여성은 6975명(160명 감소)으로 4년만에 감소했다. 초중고등학생은 513명(1명 감소)으로 역대 최대치 였던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비자금 스캔들’ 과 ‘고물가’ , 집권 자민당 참패 불러
지난 28일 오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을 위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집권 자민당이 참패했지만 “직책을 완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중도 퇴임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했다.
지난 27일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의 대패를 부른 요인도 ‘비자금 스캔들’이 가장 큰 결정타가 됐지만 고물가로 인해 팍팍해진 민심이 부패문제와 상승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정치 문제보다는 피부로 와닿는 경제 문제에 더 관심을 보였다. 교도통신이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새 내각의 우선과제(복수응답)로 가장 많은 55.9%가 ‘경기·고용·물가 대책’을 꼽았다.

계속되는 엔저로 수입 상품 가격 상승에 따른 고물가 부담은 일본의 민생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일본의 실질임금은 임금 상승폭이 물가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최근까지 후퇴를 반복해왔다.

일본 근로자의 평균 실질 임금은 2022년 4월 이후 올해 5월까지 2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다 6월과 7월 ‘여름 보너스 효과’ 로 플러스 전환했지만, 8월부터 다시 감소추세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역대급 임금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는 있으나, 대기업들과 달리 중소기업들 다수는 급격한 임금인상에 난색을 보이는 상황이다.

생계비 중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엥겔계수가 4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8월 일본의 2인 이상 세대의 엥겔계수는 28.0%에 달했다. 연평균으로 비교했을 때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식재료 중에서 특히 쌀류 가격이 44.7%나 급등하며 4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7.3명으로 일본의 자살률보다 1.55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10.7명)보다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주기별로 한국인들의 자살 원인을 살펴보면 청년기(34세 이하)는 구직에 따른 스트레스가 가장 컸고, 한창 일할 나이(35∼49세)에는 직업과 경제 스트레스 비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한국의 자살 사망자 수는 2011년 1만906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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