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임대인에 또 전세보증…"HUG가 피해 양산"

김미리내 2024. 10. 1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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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토위 국정감사]
유병태 사장 "악성임대인 자격박탈 논의할 것" 
악성임대인 대신 갚고 회수 못 한 돈 2.9조 달해 
세수 펑크 메우려 주택기금 부적절 활용 지적도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다수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악성임대인의 임대사업자 자격 박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유 사장은 "법령 개정이 필요한 만큼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HUG가 보증보험으로 대신 갚고 돌려받지 못한 채권회수를 위해 악성임대인 임대사업자 자격유지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사진 왼쪽)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출처=NATV 국회방송 유튜브 캡처

"HUG가 전세사기 피해자 양산" 지적 나와 

악성임대인(상습 채무불이행자)은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HUG가 대신 갚아준 건수가 3건 이상인 다주택 채무자다. 미회수 채권 금액이 2억원 이상으로 대부분은 연락이 끊기거나 1년 이상 보증채무를 아예 갚지 않은 임대인을 말한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전세보증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 회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HUG가 악성임대인 대신 갚아준 변제금액은 3조4152억원이다. 이중 회수한 금액은 5324억원으로 미회수 채권잔액은 2조8829억원에 달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전세사기로 대위변제액이 폭증하고 이를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재정악화가 심각해진 HUG에 의원 질의가 집중됐다. 특히 악성임대인에 추가로 전세보증보험을 발급해 추가 전세사기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1년 악성임대인(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으로 지정돼 38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떼이고도 기존 채무 상환을 조건으로 HUG가 추가로 보증보험을 신규로 발급해 준 주택이 9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악성임대인은 또다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보증금 전액을 대신 갚아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HUG는 기존 채무 상환으로 대위변제액 손실이 줄었다고 답변했는데 애초에 서민보호가 목적인 HUG가 추가 피해자를 양산하는데 일조했다"면서 "사업운영의 근본 목적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사장은 "(해당) 임차인들은 보증보험에 가입해 보증금은 회수해 간 상황"이라며 "추가 보증이 나간 것과 관련해 직원 규정 위반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악성임대인 관리부실 문제도 지적됐다. 윤 의원은 "악성임대인 1명이 850건, 1400억원에 가까운 보증사고를 내고, 이외에도 1명이 140억원의 보증사고를 내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담당직원만의 문제가 아닌 HUG 전반적인 기강 해이, 내부통제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위 차원의 감사원 감사 요청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맹성규 국토교통위 위원장은 "악성임대인에 추가로 보증이 나간 사안은 심각한 문제"라며 "종합감사 전까지 대위변제 증가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감정평가, 대출심사 문제 등 전방위적인 제도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악성임대인 채권회수 정책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과 관련해 유 사장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50건 초과자 임대인을 추가 심사하는 방안을 연내 도입할 것"이라며 "필요시 (50건 이하로) 더 낮추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줄어든 세금을 주택도시기금 운용으로 메꿨다" 지적도 

HUG 사업 미투입 잉여금/그래픽=비즈워치

주택도시기금 운용 문제도 지적됐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공공임대주택 건설, 서민주택 금융 지원에 쓰여야 할 주택도시기금이 최근 5년간 주거 정책과 무관한 곳에 지출된 비중이 평균 40%에 달한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최근 5년간 주택구입, 전·월세 대출 지원 등 사업비 지출이 연평균 30조원인 반면, 공자기금 예탁, 주식·부동산 투자 등 여유자금 활용 금액은 39조원으로 주객이 전도됐다"고 말했다. 

공자기금은 주로 국채 상환이나 재원이 부족한 정부의 일반사업회계에 자금을 빌려주는 공공은행 역할에 활용된다. 황 의원은 "최근 2년간 '세수 펑크'에 따른 재원 결손을 메꾸는 데 국민 청약저축과 국민주택채권 등을 통해 조성된 기금이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유 사장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이 줄어들고 있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향후 목적에 맞게 기금 활용이 될 수 있게 재정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HUG 사업비 투입현황/그래픽=비즈워치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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