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 엎드린 축구협, 우선은 월드컵 3차예선 준비에 집중
대한축구협회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 다음날인 25일 차분한 분위기 속에 보름 앞으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준비에 돌입했다. 오는 30일 대표팀 엔트리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당일 홍명보 감독(사진)이 기자회견에도 나설 것이라고 알렸다.
전날 여야 위원들은 국민적 공분이 일었던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와 불공정 논란, 협회의 소극적인 대처 등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한때 전무이사로 협회 행정을 맡기도 했던 홍 감독은 이 자리에서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하거나, 아니면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강조하며 “지금은 대표팀 감독으로 남은 기간 팀을 강하게 만들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말로 감독직 수행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홍 감독 선임을 주도하면서 절차적인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받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감독 결정권 위임’과 배치되는 대화방 내용 공개에 대해 “분명히 동의받았다”며 강변하고, 울먹이며 “스스로의 명예를 위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더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에 앞서 송구한 마음이 크다”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면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10월2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협회 감사 중간발표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정몽규 축구협회장도 “(지적받은 각종 사안에 대해) 앞으로 생각해보겠다. 감사 결과도 기다리겠다”고 했다.
현안질의를 지켜본 축구계도 입장이 조금씩 갈린다. 한 축구계 원로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 위법적인 부분은 없었다지만 미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현장 판단이 앞섰던 것”이라면서 “이번 일로 경기단체들이 규약이나 규정에 근거한 절차를 밟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문제가 큰지를 깨달아야 한다.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한 프로구단 관계자는 사태 해결을 위한 정 회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정 회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반대로 현직 감독 중에선 “정 회장의 공과가 있지만 그래도 천안축구센터 완공까지는 책임지고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자칫 협회에 경제적 위기를 초래할 뿐 아니라 축구 인프라와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접근을 요구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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