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땐 신용불량자… 미취업 청년 절반 “창업환경 열악해 포기”

이용권 기자 2025. 12. 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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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협, 창업 실태 및 촉진 요인 조사
65%는 창업 의향 높거나 보통
도전 정신·고소득 목표로 고려
부정인식 최대요인 ‘실패리스크’
자금·인력 지원 확대 땐 의향 ↑

학창 시절부터 ‘맞춤형 여행 가이드 앱’ 개발을 꿈꿔왔던 A 씨는 대학졸업 후 창업의 꿈을 접고 대기업 공채 준비에 올인하고 있다. 그는 “초기 자금을 마련하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한 번 실패하면 20대부터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너무 크다”며 “주변에서도 ‘모험하지 말고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라’는 압박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A 씨처럼 창업을 꿈꾸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열악한 환경 탓에 현실적인 취업의 길을 택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미취업 청년 10명 중 3명은 창업 의향이 있을 정도로 도전 정신이 살아있지만 ‘실패하면 재기가 어렵다’는 환경적·구조적 요인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2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미취업 청년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취업 청년의 창업 실태 및 촉진 요인 조사’에 따르면 미취업 청년의 27.6%는 향후 창업 의향이 ‘높다’고 답했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37.8%)까지 합하면 청년 10명 중 6명(65.4%)은 창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창업을 희망하는 이유는 생계형보다는 도전형에 가까웠다. 응답자의 39.1%는 ‘자신의 아이디어 실현’을 위해 35.1%는 ‘소득 증가 가능성’을 위해 창업을 원한다고 답했다. 취업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창업을 고민한다는 응답(17.8%)보다 능동적인 이유가 훨씬 컸다.

문제는 ‘현실’과의 괴리다. 창업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도는 높지만, 이를 뒷받침할 사회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조사 결과 창업 환경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인식한 비율은 50.8%로, ‘긍정적’(17.2%)이라는 응답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의 기저에는 ‘실패에 대한 공포’가 있다. 실제 창업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 응답자의 절반인 50.0%가 ‘실패 리스크 부담’을 꼽았다.

청년들은 창업 의지를 꺾는 현실적인 장벽을 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자금 및 인력 지원’을 꼽았다. 기존 지원 정책 중 자금과 인력 지원을 확대할 경우 창업 의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66.6%에 달했다. 이어 △글로벌 진출 지원(55.6%) △창업 공간 지원(54.5%) 등 순이다. 인공지능(AI) 교육이 확대된다면 창업 의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도 50.4%에 달했다.

실패에 포용적인 기업가정신 문화가 확산될 경우 창업 의향이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도 48.3%로 나타났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기업가정신발전소장은 “저성장 위기를 돌파할 핵심은 기업가정신 확산”이라며 “청년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실패를 관용하는 문화 확대와 체계적인 교육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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