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 그의 장례식장에 모인 사람들의 수를 보면, 그가 평생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인간관계는 하루아침에 형성되지도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도 않는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작은 행동들이 모여 관계의 품질을 결정하고 결국 그 사람 주변에 남는 사람들의 수와 깊이를 좌우한다. 그렇다면 어떤 행동 패턴이 사람들로 하여금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것일까.

1. 남 얘기엔 관심 없고, 자기 얘기만 줄줄
대화는 본질적으로 주고받는 행위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대화를 일방통행로 만들어버린다. 상대방이 힘든 일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으면 겉으로는 듣는 척하지만 곧바로 자신의 더 큰 고민이나 성취담으로 화제를 돌린다.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거나 진심어린 조언을 건네는 대신 자신의 경험담으로 대화를 독점한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조차 자신이 할 말을 준비하며 기다린다. 결국 사람들은 이런 관계에서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되고 점차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려 하지 않게 된다. 진정한 소통이 사라진 관계는 껍데기만 남은 채 서서히 시들어간다.

2. 도움 필요할 땐 연락하고, 평소엔 잠수
인간관계를 거래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필요에 따라 사람들에게 연락하되 그 필요가 해결되면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사할 때, 취업 정보가 필요할 때, 경조사가 있을 때만 갑자기 나타나서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안부 인사 한 통 없이 지낸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이 자신의 이런 행동 패턴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 없이 필요할 때만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것이 얼마나 이기적인 행동인지 깨닫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사람들은 이런 패턴을 알아차리게 되고 결국 연락이 오더라도 응답하지 않게 된다.

3. 무조건 받기만 하고, 줄 줄은 모름
건강한 인간관계는 상호부조의 원리 위에 성립한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이 균형을 깨뜨린다. 남들의 호의와 도움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이 무언가를 베풀어야 할 상황에서는 온갖 핑계를 댄다. 시간이 없다, 돈이 부족하다, 능력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자신의 차례가 되면 슬그머니 빠진다. 이들은 받는 것에만 익숙해져서 주는 것의 기쁨이나 보람을 모른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주변 사람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허탈감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 결국 사람들은 이런 이들과의 거리를 넓히게 되고 진정한 우정이나 동료애는 형성되지 않는다.

4. 남의 기쁨엔 시큰둥, 불행엔 묘하게 기뻐함
인간의 감정 중에서 질투와 시기만큼 관계를 독살시키는 것도 드물다.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성공이나 행복한 소식에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한다. 친구가 승진했다는 소식에 축하는커녕 "운이 좋았네"라며 폄하하거나, 연인이 생겼다는 이야기에 "얼마나 갈지 보자"며 냉소적 반응을 보인다. 반대로 남들이 실패하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겉으로는 위로하는 척하면서도 내심 안도감을 느낀다. 이런 태도는 은밀하지만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기쁨을 함께 나누지 못하는 이들과는 거리를 두게 된다. 진정한 우정은 서로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깊어지는 법이다.

5. 약속 시간 10분 늦는 걸 당연하게 여김
시간에 대한 태도는 그 사람의 인격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항상 약속시간에 늦는 사람들은 단순히 시간 관념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10분, 15분 늦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심지어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식으로 자신을 합리화한다. 하지만 기다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시간이 결코 짧지 않다. 더욱이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 상대방은 자신이 소중히 여겨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상대방의 시간을 빼앗는 행위이자, 그 사람의 가치를 경시하는 태도다. 작은 약속부터 지키지 못하는 사람에게 큰 신뢰를 보낼 수는 없다.
인간관계는 거대한 투자와 같다. 작은 관심과 배려, 시간과 정성을 꾸준히 투입해야 비로소 깊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이기적이고 무성의한 행동들이 누적되면, 아무리 오랜 인연이라도 결국은 소진되고 만다. 진정한 인맥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그 마음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현될 때, 비로소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관계가 만들어진다.
Copyright © bookol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