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희는 이제 2년 차 된 부부이며, 귀여운 똥강아지 송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는 디자이너, 남편은 설비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요. 둘 다 만드는 걸 좋아해서 사부작거리면서 이것저것 만들면서 집 꾸미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30년 된 정말 오래된 빌라인데요. 다행히 저희가 살기 전, 한번 리모델링이 된 상황이라서 구옥 빌라치고는 상태가 마구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전체 도배와 화장실 바닥 타일 교체, 세면대, 샤워기, 수납장 정도만 고치고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이것저것 고치고, 바꾸고 싶은 부분이 많아졌는데 전셋집이다 보니 제약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복구가 가능하고 크게 돈이 들지 않는 선에서 요리조리 짱구를 굴리며 바꿔보았습니다. 좀 어설플 수 있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부제로 "김송이를 찾아라"도 준비되어 있습니다.ㅎㅎㅎ)
도면
안방과 거실 바꾸기 계획

저희 집은 15평 치고는 그나마 공간이 넓게 빠진 편이에요. 도면상 거실 부분은 원래 방이었던 것 같은데 중간 문을 터서 거실로 만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저희 부부는 거의 거실에서 활동하는데, 잠만 자는 안방이 제일 큰 공간이라는 점이 너무 아쉬웠어요. 몇 번을 고민하다가 좀 더 효율적으로 공간 활용을 하기 위해 과감하게 거실과 안방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현관에서 바로 보이는 공간이 침실이라는 점이 걱정되었으나 지금은 바꾸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복잡할 수 있는데 버전별로 구분해서 작성했으니 잘 따라와주세요! 그럼 지금부터 거실과 안방의 공간 배치 변화를 소개합니다:)
거실 ver1. 아늑한 느낌으로


첫 거실 배치는 평범하게 한쪽은 TV장, 반대편은 소파 그리고 소파 옆 미니 냉장고.(라고 부르고 실상은 술장고)

이때는 거실이 작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아담한 느낌으로 이것저것 꾸미며, 이곳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거실 ver. 2 크리스마스를 맞은 거실


이때의 거실은 크리스마스 장식과 함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춤추는 트리는 정말 추천합니다. 보고 있으면 같이 춤을 춰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안방 ver 1. 침실+작업실로


작은방을 옷방으로 만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안방에 작업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한쪽은 침대, 반대편은 작업 공간.

저는 작업할 때 등 뒤는 막혀있고 앞이 확 뚫려있어야 안정감이 와서 작업이 잘 되는데요. 이때는 완전 반대로 된 배치여서 실제로 여기서 작업을 거의 하진 않았습니다. 책상을 사놓고도 굳이 아이맥을 들고 거실로 나가서 작업을 하는 그런 수고스러운 일을 했었더랬죠,,,,


이 집을 처음 봤을 때 이 평상에 반해서 계약하게 되었는데, 평상 하나로 집 분위기가 진짜 달라지는 것 같아요. 특히 안방은 빛이 많이 들어와서 평상에 앉아있으면 힐링 존이 따로 없습니다:)
안방 ver 2. 미니 영화관으로 변신

안방 두 번째 배치예요. 예전부터 저의 로망이었던 빔프로젝터를 지르게 되었는데요. 빔을 쏠 공간이 마땅치가 않아서 고민하다가 장식용(?) 책상도 해결할 겸 책상을 침대 옆 평상 쪽으로 아예 빼버렸습니다.

살짝 불편했던 배치긴 하지만 빔도 쏠 수 있고, 드디어 등 뒤가 막혀서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야호)


작업할 때 빔프로젝터를 켜놓고 하니깐 뭔가 카페에 와있는 듯한 느낌적 느낌.
거실&안방 ver 3. 거실을 침실로, 안방을 거실로!

위와 같이 쓰다가 거실을 침실로, 그리고 안방을 거실로 써보기로 다짐합니다. 침대가 킹사이즈이다 보니 옮기는 일도 쉽지 않았고, 다시 원위치 할 경우 일이 진짜 커질 것 같아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한번 머리에 든 생각은 떠나질 않았고, 결국 실행에 옮겼습니다. 침대 옮기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안방-거실 Change!
좋은 점
1. 집에서 가장 큰 안방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
2. 빔을 더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음
3. 새벽 작업 시 잠자는 곳과 분리를 해서 작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음
4. 안방에 있는 창가 쪽 평상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음
안 좋은 점
1.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침대가 보일 수 있음
2. 잠잘 때 안정감이 안 들 수도 있음(거실의 오픈형 구조)
3. 집이 더 좁아 보일 수 있음
두 공간을 바꿨을 때 안 좋은 점들을 모아보니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침대가 보인다는 점이었어요. 공간 분리를 위해 처음에는 가벽도 생각했으나, 집이 더 좁아 보일 것 같아서 간단하게 커튼으로 분리했습니다.
평상시에는 열어놓고 잠잘 때만 커튼을 치면 잘 때 안정적인 느낌도 들고, 커튼 디자인에 따라 집의 느낌도 다르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커튼으로 결정!
- 침실이 된 거실


똑똑 계십니까?🐶

들어오자마자 침대가 보여서 침대 아랫부분만 보일 수 있도록 침대를 배치했고요. 침대 프레임은 TV장 가구와 색을 맞춰서 주문 제작한 거라 두 개가 세트처럼 잘 맞아서 좋았어요.

가구와 맞는 조명을 계속 찾다가 발품 팔아 발견한 진한 우드 조명이에요. 저희 집 가구 색이랑 잘 맞아서 교체해 주었습니다.

현관에서 바라본 모습이에요. 커튼은 계절마다 느낌을 다르게 주고 있어요.

여름엔 환한 느낌으로!


예전 침실보다 사이즈가 작아지면서 뭔가 안정감이 확 들었어요. 잠과 휴식의 공간이 명확해진 것 같아서 만족스러워요.

누워서 TV 보는 게 최고. 이만한 휴식이 없죠.ㅎㅎㅎ


- 거실이 된 안방


예전부터 너무나 하고 싶었던 벽 한 면 전체에 빔 쏘기. 드디어 하게 되었습니다. 소파에 앉아서 보면 영화관 부럽지 않습니다. 특히나 코시국에 여기서 정말 많이 즐겼던 것 같아요.

배치를 바꾼 저희 집을 인스타에 올린 걸 보고는 친구가 팝콘기계도 선물해 줘서 더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기존 거실에 있던 술장고는 소파 뒤로 넣었는데 음료를 꺼낼 때 살짝 불편해서 이 부분이 살짝 아쉬워요. 그래도 팝콘에 맥주까지, 주말마다 미니 영화관 오픈이랍니다.



예전엔 거실이 좁아서 하지 못했던 홈 캠핑도 즐기게 되었어요.

불멍을 하거나 빔으로 영화를 보며 나름의 홈 캠핑을 즐겼습니다.

처음부터 계획한 건 아니었지만 소파를 배치하다 보니 자연스레 옆에 평상이랑 이어져서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조명도 라탄 조명으로 교체!

러그는 동해에 놀러 갔을 때 레드망치에서 구매했는데, 촉감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양면 사용 가능!

처음 공간을 바꾸고 평상 천장 쪽에 조명이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는데, 전기공사를 할 수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다이소에서 산 후크를 이용해서 조명을 달았습니다.

다행히 천장 부분이 벽지가 아니라 시트지 같은 재질이어서 후크 고정이 잘 되었던 것 같아요.


안방을 거실로 바꾸고 더 많이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빛이 정말 많이 들어오는 곳이라서 낮 풍경이 제일 예쁘답니다.


소파 옆 공간은 저의 작업 공간으로 꾸몄어요. 디자인 작업을 할 때 필요한 맥북+추가 모니터, 그리고 업무용 PC까지 모니터만 총 3대를 사용해야 해서 최대한 편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배치했습니다.
작업실 Ver1.

메인 책상은 이케아 책상을 사용했고요. 옆에 서브 책상은 남편이 상판만 만들어서 위에 천을 덮어서 사용했는데 간단하게 만든 거치고는 튼튼하고 만족합니다.


작업실 Ver2.

재택근무하는 동안 정말 너무 편하게 잘 썼던 공간이에요. 사실 이 공간이 배치를 바꾸고 가장 만족스러운 공간입니다.

의자는 원목이 예쁘긴 하지만 컴퓨터 두 대를 오가며 사용하다 보니 아무래도 불편하더라고요. 몇 달을 검색하다가 찾은 화이트 의자입니다.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편해서 진짜 만족해요.



책상 덮개 천도 바꿔주면 느낌이 또 달라집니다.
주방

거실과 안방의 변화 과정 잘 보셨나요? 다음은 저희 집에서 제가 가장 힘들어하는 공간인 주방이에요. 이유는 수납 부족과 가스레인지 옆에 조리대 없이 바로 개수대라 매번 요리할 때마다 테트리스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케아에서 산 대나무 조리대를 올려놓고 요리를 하고 있는데, 부족한 공간은 어쩔 수가 없네요.

가뜩이나 좁은 주방에 세탁기까지 있어서 옆에 수납장을 놓을 수도 없어서, 고민하다가 이동식 트롤리를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원래 밥솥이나 전자레인지를 넣을 수 없는 구조인데 위에 합판을 재단해서 얹어놓고 쓰고 있습니다.

세탁기를 사용할 때는 옆으로 잠시 이동하고 평소에는 이렇게 놓고 쓰고 있어요.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다음에 이사 갈 집은 꼭 넓은 주방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식탁은 싱크대를 마주 보고 바로 있어요.

식탁 위에 항상 약통과 휴지 등등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있었는데 이걸 해결하기 위해 미니 수납장을 직접 만들어보았습니다:) 제가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을 남편이 스케치업으로 옮기고, 목재를 주문해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라탄 바구니 안에 각종 약들을 넣어두어서 보기에도 깔끔하고 수납이 편리해졌어요.
마치며

사실 이사 초반에 오래된 집임을 인증하듯 집에 정말 사건사고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초반에 울기도 많이 울었더랬죠. ㅎㅎㅎ 그때마다 남편이 마치 맥가이버처럼 바람같이 나타나 고쳐주고 지금의 아늑한 집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집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던,,,, 애증의 집이랄까요. 그래도 이 집을 만나, 집 꾸미기라는 새로운 즐거움도 생겼습니다. 남편과 같이 필요한 가구를 만들고, 고장 난 곳 또는 불편한 곳을 고치며 더 재미있게 살게 된 것 같아요.
언젠가는 진짜 우리 집. 지금보다 더 멋진 우리 집을 가질 날을 기대하며 미자 홈 집들이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맥가이버킴과 디자이너리의 작업실" 블로그와 미자 홈 인스타그램 계정도 있으니 놀러 와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