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가면 빵 대신 떡?"…유튜버가 쏘아 올린 '호박인절미' 열풍
인스타그램 등 SNS서 구매 인증 줄이어
해당 떡집 "체감 주문량 3~4배로 늘어"
지역민 "성심당 같은 로컬 맛집 됐으면"

"유튜브에서 광주 맛집이라고 해서 왔어요. 진짜 맛있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15일 오후 광주광역시 중흥동의 한 떡집. 떡을 사러 온 사람들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채로 북적이고 있었다. 서울에서 호박인절미를 찾아 광주에 방문한 진보라(38)씨는 "어제 처음으로 들렀다가 너무 맛있어서 오늘 또 찾았다"며 "너무 맛있어서 가족들에게 줄 떡을 더 사러 왔다"며 미소지었다.
떡집 매대 위에서 쉴 새 없이 팔려나가는 주인공은 바로 노란 빛이 도는 '호박인절미'다. 매장 안은 달콤하고 고소한 떡 향기로 가득했고 포장 상자를 접어내는 직원들은 밀려드는 주문을 쳐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수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떡집을 찾은 김정은(36)씨도 "광주에 오면 무조건 들러야 할 맛집이라고 생각한다"며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카스텔라 고물이 매력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SNS상에서 '광주광역시=호박인절미'라는 새로운 공식이 떠오르고 있다. 대전에 가면 성심당에 들러 빵을 사듯 광주를 방문하면 반드시 이 떡집에 들러 호박인절미를 양손 가득 사 들고 와야 한다는 이른바 '떡지순례' 열풍이 불고 있다.
이 유행의 진원지는 바로 인기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이다. 지난 5일 업로드한 광주 방문 브이로그(영상 일기)에서 호박인절미를 구매한 유튜버 강민지씨는 "평소 인터넷에서 맨날 사 먹던 떡"이라며 "본점에서 사먹으니 차원이 다르다"고 극찬했다. 해당 영상은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저렇게 감탄하느냐"는 구독자들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며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해당 영상 댓글에는 "두쫀쿠 다음은 호박인절미라며 무조건 드셔보셔야 한다", "이 영상으로 호박인절미가 X(엑스·옛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에도 올라갔다"는 다양한 반응과 호박인절미 이외에도 오리탕과 떡갈비 등 다양한 맛집과 복원이 완료된 옛 전남도청, 광주극장 등 광주의 명소를 추천하는 댓글도 줄을 잇고 있다.

밀려드는 주문에 호박인절미로 유명해진 해당 떡집은 쉴 틈 없는 하루를 보내면서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빠른 손길로 떡 포장 상자를 조립하던 해당 떡집의 한 직원은 "갑자기 손님들이 몰려온 지 3~4일 정도 됐는데 처음엔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곧 한 유튜브 영상 때문이란 걸 알게 됐다"며 "평소보다 체감상 3~4배는 주문량이 늘어난 것 같다. 전화도 계속해서 걸려 오고 가게 밖으로 줄까지 늘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창한 분석이나 전문가의 시선이 아니더라도 유쾌한 떡 열풍을 바라보는 광주 시민들의 시선에는 묘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중흥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조용하던 동네가 갑자기 시끌벅적해서 나와봤다"며 "종종 들러 사먹던 동네 간식이 전국적인 유행이 됐다니 정말 신기하고 재밌다"며 웃었다. 또 다른 광주 시민 이광운(33)씨도 "항상 찾던 맛집이라 오늘도 들렀는데 줄이 길게 서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광주의 성심당처럼 돼서 시민들의 자부심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호박인절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창억떡은 지난 1965년 동명동에서 작은 떡집으로 시작해 '가족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정직한 재료로 만들자'는 신념으로 올해 창업 62년 차를 맞았다. 현재 창억떡은 광주 북구 중흥동의 본점과 동구의 동명점, 대전 유성구 장대점을 운영 중이며 온라인몰에서도 떡을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