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지직은 네이버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에요. 라이브 스트리밍은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방송입니다. 국내에서는 SOOP(전 아프리카TV)이 전통 강자로, 방송을 진행하는 이들을 BJ라고 불렀으며, 치지직에서는 '스트리머'라 불러요.
스트리머는 방송에서 후원을 받아 돈을 법니다. 마치 팬이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선물을 준비하는 것처럼 '치즈(치지직의 화폐)'를 스트리머에게 줄 수 있고요. 네이버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대신 수수료를 떼가는 거죠. 이외에 스트리머가 따로 광고를 받을 수도 있고, 라이브 방송 영상을 재가공해 네이버의 '클립', 유튜브의 '쇼츠' 등에 업로드해 추가 수익을 만들어 내기도 해요. 이게 가장 기본적인 스트리머 생태계입니다.

치지직은 시작부터 행운이 따랐습니다. 출시 이전까지 국내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은 'SOOP'과 '트위치'가 양분해왔는데요. 트위치가 망 사용료 문제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거든요. 비슷한 시기에 치지직이 출시되면서 "트위치 철수를 노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미 발표 이전부터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하고요.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치지직은 트위치 스트리머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시장 진출에 공을 들였어요. 스트리머 콘텐츠 지원에만 5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죠. 트위치 철수로 이동을 결정해야 하는 스트리머들, 국내 최대 검색 포털다운 네이버의 트래픽, 기술력(화질, 송출 속도 등)이 한데 모여 가파르게 성장했어요. 그 결과 치지직은 출시 1년이 될 때쯤 MAU 250만 명을 돌파하며 SOOP을 역전합니다.
LOL과 올림픽 중계권까지
네이버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핵심 콘텐츠를 확보해요. 바로 '게임'과 '스포츠'입니다.
먼저 네이버는 기존에도 '네이버e스포츠'를 통해서 LCK(한국 롤 프로리그)를 공식 중계해왔는데요. 2024년 LCK 스프링에서는 치지직 스트리머들에게 재송출 권한을 부여하여 '같이 보는' 방식을 시도합니다. 여기다 EWC(이스포츠 월드컵)의 한국 독점 중계권(2025~2027), LCK·MSI 등 국내외 롤 리그 중계권(2026~2030)을 확보했죠.
효과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치지직의 누적 시청 시간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510억 분이었고요. 11월 열린 '2025 롤 월드 챔피언십'의 영향으로 최고 동시 접속자 수 76만 명을 달성합니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치지직과 SOOP만 LCK 한국어 중계가 가능해졌어요. 지난해 LCK의 국내 평균 분당 시청자 수는 63만 4천 명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는데, 두 곳(치지직, SOOP)에서만 이 시청자를 나눠 가질 수 있게 된 거죠.
또한 네이버는 LCK 공식 스폰서가 되면서 경기장인 '롤파크'의 이름을 따냈습니다. 2026년부터는 '치지직 롤파크'가 되고요. 이외에도 롤 계정을 연동해서 쇼핑, 예약 등의 기능도 검토 중이에요. 롤=치지직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려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2032년까지 열리는 FIFA 월드컵과 동·하계 올림픽의 뉴미디어 중계권을 확보했어요. 이번 올림픽에서는 한국 스노보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 선수의 덕을 톡톡히 봤죠. JTBC와 다르게 전 종목을 중계할 수 있는 치지직을 통해 시청자들이 유입되면서 일간 누적 시청자 수 320만 명이라는 자체 신기록을 세웠어요.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스트리머와 같이 보는 문화가 있는데요. 좋아하는 스트리머와 소통하며 롤 리그를 보고, 올림픽을 응원하는 등 기존 TV에서는 없던 경험이 생긴 거예요. 동시에 치지직 콘텐츠는 '클립'을 통해서 재가공되고, 네이버의 콘텐츠 생태계 속에서 이용자를 강하게 묶어요.
네이버가 치지직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체류시간의 증가,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지만요. 네이버식 콘텐츠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➀ 초몰입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네이버의 컨퍼런스, DAN 2025의 내용 중 하나예요. 네이버는 AI와 XR 기술력으로 미래의 콘텐츠는 '초몰입' 경험이 가능하다고 말했어요. 월드컵 경기에서는 'AI 해설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축구를 잘 모르는 스트리머도 방송을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요. 이때 AI를 통해 만든 숏폼은 네이버의 다양한 지면에 노출되고, 스트리머의 채널에 더 많은 사용자를 유입시킨다고요.

네이버는 이를 위해서 영상 데이터와 활용 권리 확보, 장기적인 협업 관계가 필수적이라 봤는데요. 스포츠(e-스포츠 포함) 중계권 확보와 협업을 이어나가는 이유입니다.
한편, 치지직의 핵심 콘텐츠 카테고리 중 하나인 버튜버(버추얼 유튜버)와 관련해서도 XR 기술력으로 더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에요. 이를 위해 갤럭시 XR 전용 앱인 '치지직XR'을 지난해 이미 만들어두었습니다. '스포츠'와 '버튜버' 콘텐츠를 미래 콘텐츠 생태계의 핵심 카테고리로 보고 있는 거죠.
👉 버튜버가 뭐야?
② 네이버의 무기는 UGC
블로그, 클립(숏폼) 등 네이버의 강력한 무기는 여전히 UGC예요. ➀에서 말했던 것처럼 네이버가 스포츠와 버튜버를 잡고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면 콘텐츠는 클립, 블로그 등 네이버의 다양한 지면으로 노출되고, 크리에이터(스트리머)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스트리머든, 팬이든 자발적으로 네이버에 UGC를 폭발적으로 생산하죠. 네이버는 이들에게 줄 보상(피드형 광고 등)이나 지원책을 만들면서 선순환의 구조를 꾸립니다.
③ 유튜브보다 네이버가 잘하는 것
유튜브는 지금 크게 2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1) TV를 대체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2) 쇼핑이죠.
실제로 유튜브는 미국에서 TV 스트리밍 기준으로 가장 점유율이 높은 수준이고요. 영상에 제품 링크를 첨부하거나, 전용 스토어 탭을 제공하는 등 쇼핑 기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치지직은 지난해 삼성전자, LG 스마트 TV 전용 앱을 선보였습니다. 당장 TV를 대체하진 못하더라도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언제든 TV 경험까지 넘어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국내로 본다면 네이버는 커머스를 이미 잘하고 있습니다. 유튜브가 콘텐츠 → 커머스라면, 네이버는 커머스 → 콘텐츠로 확대할 수 있다는 거죠. 치지직의 '스트리머샵'이 그 시작이에요. 스트리머가 방송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시청자는 화면 이탈 없이 결제까지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여기다 물류는 네이버 NFA, 결제는 네이버페이까지 네이버는 이미 콘텐츠 커머스를 끊김 없이 구현할 준비가 잘 된 상태예요.
④ 생존의 문제와 젊은층의 유입
오픈서베이의 'AI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30~50대는 검색할 때 네이버를 주로 쓴다는 응답이 70%대지만, 10~20대의 경우 각각 40%대, 50%대로 줄어듭니다. 여전히 높지만 이들은 유튜브를 검색 서비스로 쓰는 비중이 50%대로 비슷하게 나타났어요.
게다가 최근 3개월 이내 이용해 본 검색 서비스 Top10을 묻는 질문에 네이버는 3.7%p 감소했지만, 챗GPT와 제미나이가 각각 14.9%p, 19.4%p 증가했습니다. 국내 검색 시장의 변화를 느끼는 한편,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젊은 이용자의 유입이 필요해 보이죠.
치지직이 그 역할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경쟁 매체인 SOOP의 광고소개서에 따르면 2030이 전체 유저의 73%라고 하며, 치지직은 1020의 비중이 더 높은데요.

2025년 포춘코리아와 최소현 네이버 Creative & Experience 부문장의 인터뷰에서도 치지직이라는 이름의 탄생 배경에는 “게임을 즐기는 Z세대가 주 사용층”이라는 내용이 나와요. 그래서 일부러 네이버스러움을 뺀 거죠.
직원이 스트리밍을 한다면?
이제는 직원이 적극적으로 콘텐츠에 등장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요. 임플로이언서 개념을 넘어서 직원이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만들어가는 거예요. 옷을 만든 디자이너, 화장품을 만든 연구원 등 홍보만 하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보는이로 하여금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줘요. AI로 콘텐츠를 대량생산하는 시대, 잘 만든 콘텐츠(메시지) 말고도 "누가 말했는가?"가 중요해지는 거죠.
👉 AI 시대, 브랜드는 왜 페르소나를 가져야 하는가
이미 게임사들은 치지직에 공식 채널을 만들어 팬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치지직의 메인 카테고리는 '게임'이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으로 넷마블은 신작 미디어 쇼케이스를 실시간 중계하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어요.

물론, 이용자들은 주로 게임에 관심사를 두고 치지직을 접속할 거예요. 쉽게 이걸 바꾸긴 어렵겠죠. 다만, 얼마 전 네이버에 입점한 '샤넬'의 담당자가 스트리밍을 한다고 하면 궁금해지지 않나요? 그리고 10대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게임, 로블록스에 여러 패션 브랜드들이 팝업스토어를 연 것처럼 전략적으로 활용될 여지도 있어요.
👉 잘파세대 마케팅, 로블록스로 해볼까요
이미 쇼핑라이브처럼 담당자가 나오는 경우는 있지만, 스트리밍은 조금 더 긴 호흡에서 브랜딩을 가져갈 수 있겠죠.
콜라보를 진행할 수도 있을 거예요. 유명 게임 스트리머, 버튜버들과 적극 협업하고,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스트리머와 게임 팬들을 끌어올 수도 있죠.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주력 콘텐츠 중 하나인 '대회'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할 수도 있어요. 게다가 이번 올림픽의 시청률은 낮았지만, 앞으로 치지직에서 스포츠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인식이 굳어진다면 스포츠 광고 콘텐츠는 치지직으로 흡수된다는 의미기도 하고요.
큐레터의 머릿속 아이디어
이번 콘텐츠를 쓰면서 에디터들끼리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구체적이진 않지만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의 씨앗 정도로 봐주세요!
1. 게스트 초대석을 브랜드 담당자로 바꾸기
룩삼(치지직 16.8만 팔로워)은 가수들이 나와서 앨범 홍보겸 노래도 부르는 코너를 진행해요. 직접적으로 제품 홍보가 아니더라도 담당자의 매력을 보여주면서 브랜드 인식을 만들어주는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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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솔직하게 브랜드 홍보하는 장 만들기
유트루(구독자 59.2만 명)의 유튜브에는 '털어유'라는 콘텐츠가 있어요. 뷰티 브랜드의 직원이 직접 나와서 어떤 제품이 있는지 살펴보는 콘텐츠인데요. 광고를 받는 건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제품이 좋다고 설명하기보다는, 오히려 마케팅되지 않은 제품을 찾는 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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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품을 홍보하며 등장하기
스트리머들이 게임을 하더라도 꼭 뗄 수 없는 건 의식주예요. 특히 치킨 광고가 많이 보이는데요. 동수칸TV(구독자 56.3만 명)가 광고를 받았던 화락바베큐치킨은 인기가 어마어마했어요. 치킨의 맛도 맛이지만, 스트리머가 그려져 있는 케이크까지 준비하며 웃음을 자아냈는데요. 담당자가 함께 나와서 먹방을 한다거나, 게임을 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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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트리머에게 ~해주기
앞서 치킨도 그렇듯, 결국 스트리머도 사람이기 때문에 옷을 입게 되는데요. 장기간 사랑 받은 스트리머의 팬들은 그들의 일상도 궁금해 합니다. 그래서 패션, 뷰티 브랜드에서 스트리머 꾸며주기, 코디해주기 콘텐츠를 하는 것도 좋은 콜라보 방법이죠. 기존에도 많이 보였던 형태지만, 치지직 스트리머를 게스트로 초대한다면 팬들을 브랜드로 끌어 들일 좋은 컨셉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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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이 콘텐츠들이 네이버로 퍼진다는 거예요. 단순히 치지직 서비스 하나로 보기보다는 이 콘텐츠가 네이버 클립으로, 네이버 메인으로 노출된다는 관점에서 효과가 더 커요.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브랜드의 내부를 조명하는 콘텐츠가 탄생해왔는데요. 라이브 스트리밍은 또 다른 영역일 테지만, 그 어느 것보다 '날것'에 가까운 콘텐츠로서 브랜드의 매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요.
※ 이 글은 박승준 큐레터 에디터가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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