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처음만 조금 보여줬을 뿐! 국산 소울 라이크 ‘P의 거짓’

조회수 2023. 6. 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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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은, 완벽하게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게이머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몇몇 게임들은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다른 게임을 베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 와중에도 기존의 틀을 뛰어넘고,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재미를 보여주며, 하나의 장르를 새롭게 만드는 게임들이 있다. 이 게임이 게이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 이후에 출시되는 비슷한 게임들은 '~라이크'의 해시태그가 붙는다. '로그 라이크', '소울 라이크' 그리고 한국 MMRPG를 묶을 수 있는 '리니지 라이크' 처럼 말이다.

'프롬 소프트웨어'의 '다크소울'은 '소울 라이크'를 새롭게 정립한 게임이다. '야 나와봐. 내가 보여줄게'라며 '블러드본', '세키로', '엘든링'을 통해 기존에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재미를 보여줬다. 게이머들은 여기에 많은 사랑과 '끔찍한 극찬'을 보냈다. 이제 '소울 라이크'를 모르는 게이머는 거의 없다.

새로운 장르의 시작점이 된 게임은 이후에 탄생하는 게임 창작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늘 비교 대상이 된다. 후발주자들은 장르를 대표하는 몇몇 명작게임과 비교되는 숙명을 안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만의 개성을 추구하려고 노력한다. '~라이크'의 기본은 유지하면서 자신들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게임은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기도 하지만, 아예 대놓고 똑같이 흉내만 내는 게임도 있다.

숙명의 길에 놓인 게임 하나가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있는 국산 콘솔게임. 'P의 거짓'이다.

좋은 이유와 싫은 이유의 교집합 '비슷해서'

정식 출시에 앞서 'P의 거짓'을 플레이해봤거나, 공개된 영상을 접한 게이머들이 논쟁으로 삼는 것은 바로 '유사성'이다. '똑같은가?'를 어떻게 볼 것이냐에 따라서 '장르적 유사성'으로 받아들이는 게이머들이 있고, 그리고 단순히 기존의 게임을 '베끼고 표절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게이머들이 있다.

초반부터 '붉은 눈'이 다가온다
이 장르의 핵심 '꿈도 희망도 없는' 분위기는 잘 살렸다

특히 '블러드본'과 비교를 많이 하는데, 실제로 그 분위기가 게임 전반에 강하게 느껴진다. 기본 프리셋은 '블러드본'에 맞춰놓고, 디테일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방식으로 덧댄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바이오 쇼크'의 맛도 느껴졌다.

게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느낌표와 물음표는 없다. 명확한 목적이 없고, '가는 길이 곧 이야기'의 방식. 배경과 아이템, 적, NPC를 통해서 게이머가 스토리를 추측하게 한다. 'P의 거짓'이라는 타이틀처럼 게이머가 어떠한 '거짓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은 달라진다. 이런 시스템은 '소울 라이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불 켜진 창문을 '야남'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난다.
'블러드본'을 플레이했던 게이머라면 아마 '오르골'이 떠올랐을 것이다.
'거짓말'은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숲을 볼 것인지, 나무를 볼 것인지는 플레이어의 몫이다.

굳이 1:1로 나열하며 비교하지 않아도, 이 장르를 좋아한 게이머라면 '아 화톳불이구나. 이건 에스트고, 이 NPC는 화방녀구나' 바로 눈치챌 수 있다. 기본 베이스캠프를 두고, 지역 곳곳에 특정 거점을 두는 방식은 '소울 라이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아이템을 활용하는 방식도 같다. 적을 처치하면 캐릭터를 레벨업 할 수 있는 '에르고'를 얻을 수 있다. 적에게 죽을 경우 그 자리에 '에르고'를 떨어트린다. 가는 도중에 다시 죽지만 않으면 그대로 회수할 수 있다. 그리고 '에르고'가 담긴 각종 조각들을 소모해서 즉시 획득할 수도 있다.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크라트 호텔'
레벨 업을 할 수 있는 NPC도 있고
강화와 개조를 할 수 있는 NPC도 있다.
잃어버린 것 다시 찾는 방식이나
즉시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는 것은 '소울 라이크'를 충실하게 따랐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기존의 '소울 라이크'게임의 요소를 적절히 섞은 부분이다. 'P의 거짓'의 체력 회복 아이템은 '펄스전지'다. '펄스전지'는 적을 공격해서 충전할 수 있다.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HP 리게인'이다. 적의 공격을 방어하거나 피격당한 후 곧바로 반격하면 체력을 회복하는 '블러드본'의 대표적인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주요 거점에서 체력 회복 아이템을 재충전하지 못하고 '구입'하거나 '파밍'하는 것이다. 즉, 적극적인 공격과 빠른 반격으로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게 적용한다. 하지만, 'P의 거짓'에서는 거점인 '별바라기'에서 '펄스전지'를 충전할 수 있다. '리게인' 방식의 전투 시스템과 재충전 시스템의 장점만 적용했다.

아직 초반부만 공개되긴 했지만, 전투 시스템의 'HP 리게인'과 '대쉬'방식은 '블러드본'과 매우 유사하다. 물론 '퍼펙트 가드' 시스템으로 변주를 주려고 했지만, 이 또한 이미 '소울 라이크'를 마르고 닳도록 즐긴 게이머들에겐 새로운 것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다쓰면 적을 공격해서 충전하는 방식
기본 중의 기본이자 이 장르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P의 거짓'만의 변화

'P의 거짓'에는 기적, 마술, 주술을 사용하는 방식의 법사 캐릭터가 없기 때문에 전투에 변화를 주는 방법이 따로 몇 가지 있다. 그중에 하나가 '리전암'이다. '리전암'은 특수 공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다. 한번 장착한 이후에는 '별바라기'에서만 교체할 수 있고, 소모 아이템을 사용해 게이지를 충전할 수 있다.

계속 비교되는 그 게임의 색깔에서 벗어나 새로운 'P의 거짓'만의 전투 스타일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리전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얼마나 독특한 형태의 '리전암'을 보여주느냐, 그리고 이를 통해 다양한 전투를 이어갈 수 있느냐에 따라 게이머들의 평가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페펫 스트링'은 거리를 유지하면서 알짱거리는 적들을 시원하게 잡아 끌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한 '철의 왼팔'은 강력한 공격이 특징이다.
사용하기 전까지는 그 성능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처음엔 투사체인 줄 알았지만 근접공격이다.

두 번째는 무기의 고유 스킬인 '페이블 아츠'와 조합이다. 각각의 무기는 '날'과 '손잡이'로 분리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고유의 스킬이 있다. 공격 속도나 거리는 기본적으로 날을 따르기 때문에 일반 공격이 크게 바뀌지는 않지만, 손잡이의 '페이블 아츠'에 따라서 형태를 바꿀 수는 있다. '페이블 아츠'는 소모하는 게이지가 각각 다르며, 적을 공격하거나 아이템을 소모해서 충전할 수 있다.

'P의 거짓'에는 패링 스킬이 특정 손잡이에 달려있다. 패링을 사용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이 특정 손잡이를 고정으로 해야 한다. 그만큼 무기에 따른 '페이블 아츠'의 다양성, 각 무기 조합의 자유도와 시너지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따라 전투의 재미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페이블 아츠'는 필살기 느낌이지만 무조건 무적 판정을 받는 것은 아니다.
'패링'은 특정 무기의 손잡이에 달려있다.

'피노키오'를 어른용 동화로 각색한 것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맛도 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등장하는 적들의 형태가 '인형'의 형태라는 것이다. '소울 라이크'에서 플레이어를 열받게 하는 것은 적들의 엇박 공격과 리듬을 뒤흔드는 패턴이다. 이 장르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때리는 척하다가 한 박자 쉬고 때리기' '다 때린척 하고 추가타 넣기' 여기에 수많은 '유다희'를 만나면서 패드 집어던진 기억이 있을 것이다.

'P의 거짓'은 생명체라기보다 '기계'에 가깝다 보니 이상하게 납득이 간다. '일부러 약 올리는 게 아니라 원래 고장 나서 이래요'같은 느낌이다. 이게 묘한 설득력을 준다. 뭔가 엉성하고 뚝뚝 끊기는, 말 그대로 '고장 난 기계' 느낌의 모션에서 오는 '어정쩡함'이 있다. 피가 뿜어져 나오고 살점이 뜯기는 일종의 생명체들을 상대해 온 것과는 조금 다르다. '고장 난 기계는 일단 때린다'는 그 아주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맛이 있다. 그래도 맞고 죽으면 열받는 것은 똑같다.

처음만 보여줬을 뿐

'비교되는 것을 영광'이라고 이미 밝힌 만큼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만 놓고 봤을 때 'P의 거짓'은 분명 다른 게임과 비교될 여지가 많다. 확실한 것은 '리니지 라이크'의 MMORPG와 확률의 늪에 빠져있는 한국의 게임판에 큰 파장을 일으킨 게임이 될 것이고, '국산 소울 라이크'의 시작을 알리는 게임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것만으로는 'P의 거짓'을 기다리는 팬들을 만족시키기엔 부족하다.

물론 초반 내용만으로 게임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 개인적으로 돌이켜보면 '블러드본'의 시작은 야남과 신부 개스코인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오래된 성당과 월광검 루드비히, 코스의 버려진 X자식이다. '다크소울'역시 군다와의 첫 만남도 기억나지만, 가장 감동적이었던 아노르론도와 무명왕이다. '소울 라이크'의 초반 보스 3마리 정도는 튜토리얼이나 마찬가지다.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 'P의 거짓'도 지금까지 공개된 것만으로 게임 전체를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본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많은 부분에서 'P의 거짓'만의 재미가 담겨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글/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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