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시즌 왕좌 탈환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유례없는 ‘부상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주전 투수와 외국인 에이스, 핵심 필승조에 이어 이번에는 안방을 책임질 포수 자원까지 쓰러졌다. 연습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장승현이 조기 귀국길에 오르면서 삼성의 전력 구상에는 거대한 구멍이 뚫렸다. 단순한 부상 소식을 넘어 팀의 근간이 흔들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박진만 감독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삼성 포수 장승현은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6회초 안타 때 베이스를 돌던 그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스스로 일어나지 못한 채 트레이닝 코치의 등에 업려 나갔다. 현지 병원 검진에서도 명확한 소견을 받지 못한 장승현은 결국 4일 귀국해 MRI 정밀 검사를 진행한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야심 차게 영입한 백업 포수의 이탈은 베테랑 강민호의 체력 안배가 절실한 삼성에게 치명적인 타격이다.
원태인 하차부터 매닝 방출까지… 공중분해 된 ‘판타스틱 4’ 선발진

삼성의 부상 잔혹사는 캠프 초반부터 시작되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의 이탈이다. WBC 대표팀의 핵심 전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원태인은 팔꿈치 굴곡근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고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재활 치료를 마친 그는 오는 6일 국내에서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지만, 개막전 합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에이스의 공백은 삼성 마운드 전체의 연쇄 붕괴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 요소다.

외국인 투수 잔혹사도 이어졌다. 야심 차게 영입한 맷 매닝은 연습경기 등판 1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팔꿈치 인대 파열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삼성은 결국 매닝을 방출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찾기 위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1선발급 투수를 새로 구해야 하는 상황은 삼성 프런트에게도 거대한 숙제가 되었다.
필승조 이호성의 시즌 아웃… 신인 이호범까지 ‘팔꿈치 수난시대’

뒷문을 책임져야 할 불펜진도 초토화 상태다. 지난해 9세이브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무실점 행진을 벌였던 필승조 이호성이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최소 1년 이상의 재활이 필요한 ‘시즌 아웃’ 판정이다. 여기에 2026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로 뽑은 대형 유망주 이호범마저 팔꿈치 염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삼성 마운드의 현재와 미래가 동시에 팔꿈치 부상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3일 한화전에서는 내야수 이해승이 헤드샷을 맞고 쓰러지는 아찔한 장면까지 연출되었다. 다행히 이해승은 스스로 걸어 나갔으나, 뇌진탕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정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투수와 야수를 가리지 않고 덮친 부상의 마수는 삼성의 뎁스(Depth)를 한계치까지 시험하고 있다.
개막 24일 전의 절벽… 박진만호, ‘잇몸 야구’로 위기 돌파할까
연습경기 성적보다 부상 방지가 최우선인 캠프에서 벌써 5명의 핵심 전력이 낙마한 것은 삼성에게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다. 특히 주전 포수 강민호의 나이를 고려할 때 장승현의 이탈은 안방의 과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삼성은 급하게 박세혁을 중심으로 포수진을 재편하고 있으나, 마운드의 도미노 부상을 메울 대체 자원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박진만 감독은 남은 캠프 기간 동안 전력 보강보다는 현상 유지와 부상 관리에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지다. 이미 이탈한 전력들을 대신할 젊은 피들의 깜짝 성장이 절실하다. 3월 28일 개막전까지 남은 시간은 단 24일. 삼성이 이 잔혹한 부상 악재를 뚫고 ‘사자후’를 내뿜을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전력 공백의 늪에 빠질지 야구계의 시선이 대구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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