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수봉 ㈜쎄로또레 대표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는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

사진=월간 아웃도어

다변화된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40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쎄로또레의 심수봉 대표는 급변하는 시대에 올곧은 신념으로 사업을 일구고 있는 백전노장이다. 한국 아웃도어 산업의 역사를 대변하는 쎄로또레의 이야기를 심수봉 대표에게 들어봤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쎄로또레라는 회사의 역사가 무척 깁니다
회사의 시작은 1988년에 시작됐습니다. 초창기에는 배낭을 제조해 판매하면서 수출까지 이어졌죠. 배낭 브랜드들의 OEM을 맡게 되면서 92년에는 베트남에 공장도 설립했습니다. 오스프리 배낭을 제조했죠. 지금까지 이어온 소중한 인연입니다. 당시 오스프리는 전문 등산 배낭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지만 지금처럼 볼륨과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는 아니었어요. 미국의 그레고리가 가장 컸죠. 하지만 배낭을 제조하면서 상품을 늘리고 제품 개발도 꾸준히 진행하면서 브랜드가 성장하고, 쎄로또레도 클 수 있었습니다.
오스프리가 커가면서 배낭 외에 다른 영역에도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인연이 등산화 전문 브랜드 라스포르티바입니다. 2014년부터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클라이밍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항상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였죠. 라스포르티바도 파트너의 열정과 진정성을 중요하게 보고 저희와 인연을 맺게 됐죠. 현재 클라이밍 슈즈 1위 브랜드가 라스포르티바에요.

아웃도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시절, 산악부 활동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산악부로 유명한 고등학교가 꽤 많았어요. 처음 클라이밍을 배우고, 접하면서 흥미를 갖게 됐고, 산악부 리더를 맡으며 아웃도어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 동아리 선배들과 함께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어요. 1982년이었죠.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을 수입하는 회사였는데, 그곳에서 일을 배웠습니다. 이후에 배낭 수출 전문 기업에서 3년 정도 근무했어요. 당시 로우알파인, 잭울프스킨 등 세계적인 배낭을 취급하면서 배낭에 대해 많이 공부했죠. 특히 제조에 대한 것들을 많이 배웠습니다. 그 덕에 쎄로또레를 설립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라스포르티바

현재 쎄로또레에서 취급하는 브랜드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가장 오래된 인연이자 매출이 가장 큰 브랜드는 오스프리입니다. 트레킹 분야에서는 기술력으로 흠잡을 데가 없는 브랜드죠. 사용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들을 끊임없이 개선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아웃도어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워낙 알려진 브랜드다보니 이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한 본사의 의지가 강합니다. 트래블 영역이죠. 우리나라의 여행객들은 캐리어를 선택할 때 하드케이스를 주로 구입합니다. 오스프리의 캐리어는 소프트케이스에요. 아웃도어룩에 어울리는 디자인은 물론이고 실용성 면에서도 장점이 많습니다. 하드케이스 캐리어는 끄는 방법밖에 없지만 오스프리 캐리어는 끄는 것은 물론 멜 수도 있어요. 강한 소재를 사용해 하드케이스보다 내구성도 탁월하죠.
라스포르티바는 클라이밍 슈즈 랭킹 1위답게 전 세계 클라이머들이 사랑하는 브랜드입니다. 클라이밍 슈즈로는 이미 압도적이기 때문에 러닝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합니다. 최근 국내에 러닝 붐이 일면서 러닝 마켓이 확대되고 있는데, 라스포르티바의 트레일러닝 슈즈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려고 합니다. 몇 년간 거제 100K 트레일러닝 대회를 독점 지원하면서 러너들에게 라스포르티바를 알리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사진=오스프리

오스프리와 정말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스프리는 최고 수준의 전문 배낭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전 세계 아웃도어 마니아들의 선택을 받아 롱런할 수 있었죠.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굉장히 스마트하죠. 제가 처음 사업할 당시만 해도 일반인들이 해외 브랜드에 접근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면 브랜드 정보를 알기 어려웠죠. 지금은 정보가 넘쳐나고, 일반인들도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들을 무장하고 있어요. 톱 브랜드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죠. 그만큼 좋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힘듭니다. 결국 좋은 상품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최근에 미국 스포츠 선글라스 브랜드 티포시를 공식 론칭했습니다
미국에서 아웃도어 선글라스 랭킹 1위 브랜드입니다. 오클리를 뛰어 넘었죠.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무섭게 성장 중인 브랜드입니다. 올해부터 국내에서 전개하기 시작했는데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티포시의 강점은 기술력 대비 우수한 가성비입니다. 유명 스포츠 선글라스 제품들이 보통 20만원 대라면 티포시는 7만원 대부터 10만원 대까지 제품군이 분포돼 가격 경쟁력이 탁월합니다. 그렇다고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에요. 티포시가 독점적으로 구가하는 편광렌즈 기술력만 봐도 알 수 있어요. 기존의 스포츠 선글라스의 편광렌즈는 렌즈의 겉면을 코팅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티포시는 3중 구조로 렌즈를 제작해요. 렌즈와 렌즈 사이에 필름을 넣어 반영구적인 기능성을 보장합니다. 가볍고 예쁜 디자인도 강점이고요. 미국에서 1위하는 이유죠.

사진=티포시

오랜 시간 아웃도어 업계에 종사하면서 목도한 한국 아웃도어 산업의 현주소를 평가한다면
아웃도어 산업이 성공하려면 인구가 1억 명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인구는 5천 만 명이 조금 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켓 사이즈가 작지 않아요. 한국인들의 삶에 아웃도어가 많이 생활화된 덕분이죠. 소비자들도 아웃도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인구 대비 큰 시장을 얻게 됐습니다. 또 한국인들의 소비 성향이 최고가 아니면 안 쓰는 경향도 있고요.(웃음)
여기에는 국내 브랜드들의 역할도 크다고 봐요.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그만큼 기술력을 늘려오기도 했죠. 대리점을 많이 늘려 소비자들이 아웃도어에 쉽게 접근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쎄로또레를 이끌어 오면서 중시하는 경영철학이 있는지, 또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초창기부터 외국 회사와 파트너십을 꾸준하게 맺으며 사업을 하다 보니 투명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마켓 리포트나 요청사항에 대한 것들을 투명하게 밝히죠. 오랜 세월 변치 않고 정직하게 사업을 하면서 브랜드들의 신뢰를 얻게 됐습니다.
오스프리와 라스포르티바를 전개하면서 하이킹 시장은 확실하게 확보했습니다. 앞으로 오스프리의 트래블 백 시장과 라스포르티바의 러닝 시장 공략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또 새롭게 전개하는 티포스 선글라스도 아웃도어 뿐만 아니라 여행 시장에 적합한 아이템입니다. 보다 다양한 시장 접근에 도전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