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이재용에 손해배상 소송... “제일모직 합병으로 손실”
국민연금공단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인한 피해액을 돌려받기 위해 최근 삼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삼성물산 등을 대상으로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각각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삼성물산은 2015년 7월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양사는 합병 비율을 ‘1(제일모직) 대 0.35(삼성물산)’로 하기로 결정했는데, 당시 삼성물산 1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국정 농단’ 특검 및 검찰은 합병 비율이 이 회장에게 유리하도록 삼성물산의 가치가 낮게 책정됐고, 박근혜 정권의 외압으로 국민연금이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합병에 찬성했다면서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이 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은 뇌물제공 등의 혐의로 2021년 1월, 문 전 장관 등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2022년 4월 각각 유죄가 확정됐다. 당시 법원은 문 전 장관 사건에서 “삼성 합병 찬성을 목적으로 국민연금기금의 의결권 행사에 위법∙부당한 행위를 해 연금공단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앞서 법원으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결과로 인해 공단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이를 보전하기 위해 소송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한 국민연금 피해액이 최소 5200억원에서 최대 675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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