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모듈형 전기 밴 ‘PV5’를 앞세워 일본 경상용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유연한 구조와 확장성 높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B2B 중심 수요층을 타깃으로 한 전략적 진출이다.

유연한 구조로 일본 시장 정조준…“글로벌 법규 대응 설계 반영”
기아는 7월 22일 광명 아이벡스스튜디오에서 열린 ‘PV5 테크데이’ 현장에서, PV5의 일본 시장 진출 가능성과 관련해 “각국의 산업 구조와 규제에 유연히 대응 가능한 플랫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기아 관계자는 “PV5는 일본을 포함한 주요 시장 투입을 전제로 설계됐다”며 “법규, 산업 관행, 고객 요구 사항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구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국가에서의 운용을 상정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PV5를 통해 단순한 차종 수출을 넘어, 글로벌 상용차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전환이 상대적으로 느린 일본 시장에서 이 ‘전환의 간극’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모듈형 바디 구조…최대 16종까지 확장 가능한 전기 밴
PV5의 가장 큰 특징은 기아가 자체 개발한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FBS)’이다. 해당 구조는 차량의 전면부를 공통화하고, 후면을 모듈화된 방식으로 교체 가능하게 설계한 방식이다. 물류, 택시, 관광, 구급차 등 다양한 용도에 맞춰 레고처럼 바디 타입을 변경할 수 있다.

현재까지 기아는 7가지 바디 타입을 구현했으며, 향후 최대 16가지 형태까지 확장 가능하다고 밝혔다. FBS 시스템은 모듈 교체에 따른 생산 효율성과 유지관리 간소화는 물론, B2B 고객사의 개별 요구를 충족시키는 커스터마이징 유연성도 갖췄다.
일본 시장 진출 시나리오…초기 B2B 수요 공략

기아는 PV5의 일본 진출에 앞서, 현지 업계 관계자 및 파트너사와의 비즈니스 미팅과 시장 리서치를 이미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PV5는 일반 승용 시장보다는 물류·택시·셔틀 수송 등 B2B 수요층을 중심으로 초기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일본 내 라스트마일 배송 수요 증가, 교외지역 대중교통 대체 수요, 관광업과 연계한 셔틀 수요 등 다양한 활용처가 예상되고 있다. 고전압 배터리 유닛 기반의 플랫폼 확장성과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진입장벽 높은 일본…브랜드 충성도와 유통망이 과제
다만 일본 시장은 해외 브랜드에게 결코 쉬운 무대가 아니다. 경직된 유통 구조, 높은 브랜드 충성도, 복잡한 규제 체계는 주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은 제품 품질만으로는 시장 안착이 어렵고, 브랜드 신뢰와 유통 채널 확보가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한다.

기아는 이런 시장 특성을 감안해 단기간 성과보다는 장기적 기반 확대를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기존 일본 경상용차 시장에 없는 구조적 유연성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PV5, 단순 판매 넘어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확장

기아는 일본 외에도 PV5의 글로벌 시장 확장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특히 물류 및 대중교통 인프라가 고도화된 유럽, 호주, 중동 일부 국가 등에서 PV5의 플랫폼 확장성과 커스터마이징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기아는 향후 PV5를 단순 완성차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리스·공유·특장차 연계 솔루션 형태로 운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이 배송 및 서비스 차량으로 PV5를 활용할 경우, 기아는 차량 제공은 물론 유지보수, 관제 시스템, 전력 관리까지 통합 제공하는 B2B 패키지 모델을 구상 중이다.

“전기 상용차의 경계를 허문다”…PV5, 글로벌 전략의 핵심축 부상
PV5는 단순한 전기 상용차가 아니다. 고정형 플랫폼이 아닌, 고객의 목적에 따라 진화할 수 있는 유연성을 바탕으로, 기아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에서 중심축 역할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 시장 진출은 그 첫 신호탄에 가깝다.

상용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초기 단계지만, 다양한 규제·지형·운용 특성을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형 전기차’는 점차 경쟁력 있는 해답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아 PV5가 그 가능성을 얼마나 현실화할 수 있을지, 글로벌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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