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에… 美 은행 시총 131조 증발
주요 은행주 최대 32% 폭락
지역 중소 은행 61% 추락도
국내 증시, 2.56% 하락 전환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여파로 미국 유럽 등 세계 증권시장에서 은행주가 연일 폭락세다. 국내 증시에서도 은행주가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다. 당분간 금융 시장 불안정과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일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던 국내 은행주는 14일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13일 1.88% 올랐던 카카오뱅크는 이날 0.41% 내렸다. 신한지주(-2.64%), 기업은행(-3.03%), 우리금융지주(-3.42%), KB금융(-3.78%), 하나금융지주(-3.86%)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지방은행인 BNK금융지주(-4.02%), DGB금융지주(-4.91%)는 낙폭이 더 컸고, JB금융지주와 상상인은 각각 5.43%, 7.41%씩 급락했다.
은행주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맥을 못추면서 코스피지수는 이날 2.56%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삼성전자(-1.67%), LG에너지솔루션(-2.66%), SK하이닉스(-3.80%), 현대차(-2.84%), 네이버(-3.21%), 포스코홀딩스(-3.36%) 등도 일제히 약세였다.
이날 일본 증시의 토픽스 은행 주가지수도 7% 이상 하락하며 3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자산 규모 기준 일본의 최대 대출 기관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의 주가도 8.59% 급락했고, 글로벌 투자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주가는 2% 넘게 빠졌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요 은행주는 연쇄적인 뱅크런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낙폭을 키웠다. 펀드 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SVB 파산 후 미국 은행주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131조2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는 5% 이상 하락했고, 씨티그룹과 웰스파고 주가는 모두 7% 이상 밀렸다. 10위권 은행 중 하나인 찰스슈왑은 장중 20% 이상 하락하자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나서 "1000억달러(130조원)의 현금 보유로 유동성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11.57% 하락한 채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역 은행주들의 타격은 더욱 컸다. 실리콘밸리 인근의 중소은행인 퍼스트 리퍼블릭이 61%, SVB처럼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팩웨스트방코프가 45% 폭락했다. 키코프(오하이오)와 코메리카(텍사스), 자이언스(유타) 등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중소은행들의 주가도 일제히 20% 이상 떨어졌다. 실버게이트를 시작으로 SVB, 시그니처은행까지 이달 들어서만 3개 은행이 영업을 중단하며 추가 파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주말 미 금융당국이 SVB와 시그니처은행 고객 예치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을 지원하기 위한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개장 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고 안심해도 된다"며 시장을 달랬지만 역부족이었다.
유럽 은행들도 타격을 받았다. 13일 유럽 스톡스(STOXX)600 은행 지수는 5.7% 떨어졌고 경영난을 겪는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우 장중 15% 이상 추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도이체방크 주가도 1.12% 하락했다.
이같은 글로벌 은행주 폭락은 SVB 파산 여파가 다른 은행에도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데다가 채권과 다른 상품 투자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위기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되진 않을 것이지만 중소형 은행의 문제가 완전히 진화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SVB가 전체 은행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이번 사태에 주목하는 이유는 금리 상승이 은행 및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금리 상승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스트레스가 증가한 상황에서 원활한 부실은행의 처리 여부는 향후 금융시스템의 안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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