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전자, 34년만에 중국 가전·TV 사업 철수한다...스마트폰·반도체에 집중

박지민 기자 2026. 4. 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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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대형마트 가전제품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중국 생활가전·TV 사업에서 철수한다.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2년 중국 가전 시장에 진출한 지 34년 만이다. 중국 현지 업체의 공세로 가전 분야 사업성이 떨어지자, 모바일·반도체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일부 가전 생산 라인을 폐쇄하고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는 등 수익성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가전 사업 개편에도 나섰다.

◇삼성, 중국 사업 전면 재편

28일 테크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사업 재편 방안을 확정하고 조만간 이를 발표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모바일·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연구·생산·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생활가전과 TV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 쑤저우에 있는 가전 공장은 수출용 제품 생산 거점으로 유지한다. 이곳에서 만드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은 인근 국가로 수출한다.

삼성전자는 대신 갤럭시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모바일 제품 판매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특화 스마트폰인 심계천하(W 시리즈) 등 사업을 확대하고, 현지 AI 업체들과 협업을 확대해 중국 소비자를 위한 AI를 개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운영 중인 낸드플래시, 반도체 패키징 공장도 계속 운영한다.

삼성전자가 중국 가전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은 수익성 하락 탓이다. 하이얼·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은 초저가로 시장을 키운 뒤, 최근에는 프리미엄 TV·가전에서도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TV·냉장고·세탁기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여기에 가전 업계 전반에 닥친 수요 둔화와 관세 위협, 원가·물류비 상승까지 가중되며 수익성 압박이 커졌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서는 점유율이 낮은 시장에 계속 자원을 투입하기보다, AI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고부가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가전 사업도 전면 개편

삼성전자는 중국 사업과 별도로 가전 사업 전체에 대한 수익성 재검토 작업에도 착수했다. 삼성전자 DA(가전)사업부는 지난 17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 설명회를 열고 수익성 제고를 위한 사업 구조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제품별로 수익성을 재검토해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제품을 중심으로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부가가치가 높은 가전은 자체 생산 기조를 유지하고, 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 등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전자레인지를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공장 폐쇄도 검토한다. 삼성전자는 제품별·모델별로 구체적인 수익성을 검토한 뒤 외주 대상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금도 에어드레서 등 일부 제품에 대해 외주 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가전 생산 라인 전반을 재편해 비핵심 제품군의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김철기 DA사업부장은 “올해가 가전 사업 구조 혁신에 나설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수익성 기반의 성장 사업으로 환골탈태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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