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신당역 살인사건' 2주기‥스토킹 피해자들 "보복이 두려워요"
[뉴스데스크]
◀ 앵커 ▶
전주환이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신당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곧 2년이 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 처벌법이 강화됐지만 스토킹 발생 건수는 늘어났고, 피해자들은 여전히 경찰에 신고한 이후에도 가해자가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는데요.
이해선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일터로 떠난 딸이 돌아오지 않은지 2년이 흘렀습니다.
아버지는 그날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 아버지]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아이의 사진을 보며 잘 지내고 있냐고 인사합니다. 평소 환하게 미소 짓던 딸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스토킹해 온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에게 희생된 이른바 신당역 살인사건, 이 일을 계기로 스토킹 처벌법이 강화됐지만, 피해자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공포는 여전합니다.
대학생 박 모 씨는 6개월 전, 술을 같이 마셔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휘두른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헤어지자고 하자 폭행은 더 심해졌습니다.
[박 모 씨/스토킹 피해자 (음성변조)] "발로 막 머리부터 시작해서 밟더라고요. 퍽퍽 소리가 나니까 동아리 부원들이 와서 가해자를 밖으로 끌어냈는데 거기서도 막 저 XXX이라던지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남자친구는 두 달 동안 미안하다며, 헤어질 수 없다며 많게는 하루에 60통씩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연인 사이면 나중에 소를 취하할 거 아니냐는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박 모 씨/스토킹 피해자 (음성변조)] "혹시 합의 안 한다고 했다가 합의하는 거 아니냐고‥나는 절대 합의 생각이 없는데 왜 연인 사이라고 해서 이렇게 물어보시는 건가 이런 생각도 들었고‥"
강 모 씨는 4년 동안 대학동기한테 스토킹을 당했습니다.
싫다고 해도, 동아리방에도 집에도 불쑥불쑥 찾아왔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자 스토킹은 멈췄지만, 강 씨는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내 동선을 낱낱이 아는 가해자가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강 모 씨/스토킹 피해자 (음성변조)] "호신용 스프레이 하나 샀는데, 혹시 몰라서 갖고 있는데 정말 급할 때 쓰려고요. 좀 트라우마가 생겼어."
3년 전 스토킹범죄처벌법이 시행됐지만, 발생건수는 지난 2022년 1만 5백여 건에서 지난해에는 약 1만 2천 건으로 늘었습니다.
신당역 살인사건 이후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폐지됐지만, 가해자들은 감형을 노리고 피해자들에게 합의해달라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고은/'신당역 사건' 유족 법률대리인] "피해자와 합의를 하게 되면 가해자에게 상당히 유리한 감형의 사유를 얻게 되는 것인데요. (가해자의) 보복을 염려해서 합의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가해자에게 위치 추적 장치를 부착하는 등 피해자 보호조치를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신당역 살인사건의 피해자 동료들은 2주기를 앞두고, 내일 신당역 앞에 추모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해선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임지환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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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희건 임지환 / 영상편집: 배우진
이해선 기자(su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36009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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