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어린이 보호구역’, 일명 스쿨존. 2025년 들어 전국 각지에서 스쿨존 확대 지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많은 학부모들은 자신의 동네에도 스쿨존을 지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우리 동네도 스쿨존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잇따르면서,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 기준과 신청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생각보다 명확한 스쿨존 지정 기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범위가 넓다. 현행 도로교통법과 관련 법령에 따르면,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물론 어린이집, 특수학교, 외국인학교, 대안학교, 국제학교까지 지정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학원의 경우도 수강생이 100명 이상이면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지정 범위는 일반적으로 학교나 시설의 주 출입문을 기준으로 반경 300~500미터 이내의 주통학로가 대상이 된다. 지자체는 해당 구역의 교통 상황과 어린이 통행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2025년 현재 전국 대부분의 초등학교와 유치원 주변은 이미 스쿨존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어린이집이나 학원 주변의 경우 아직 지정되지 않은 곳이 상당수 존재한다.

알고 보니 간단한 신청 절차
스쿨존 지정 신청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관할 지자체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다. 시청, 군청, 구청의 교통행정과 또는 도로교통 관련 부서를 찾아가 어린이보호구역 지정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서에는 시설명, 시설의 장 성명, 시설 소재지, 보호가 필요한 도로 구간 등의 정보를 기재해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민원 접수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온라인 민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관련 서류를 업로드해 신청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지역 주민이나 학부모가 지자체에 직접 건의하는 방법도 있다. 특정 구역의 어린이 통행량이 많고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주민들의 집단 민원을 통해 스쿨존 지정을 요청할 수 있다.
신청 접수 후에는 지자체 교통 담당 부서와 경찰청이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 통행량, 도로 폭, 차량 통행량, 주변 교통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스쿨존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구역에 속도 제한 표지판, 과속방지턱, 신호등, 안전 펜스 등의 교통안전시설이 설치된다.

2025년, 더욱 강화된 스쿨존 규정
2025년 들어 스쿨존 관련 규정은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제한속도 하향이다. 기존에는 모든 스쿨존의 제한속도가 시속 30킬로미터였지만, 서울시를 시작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시속 20킬로미터로 제한속도를 낮추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골목길이나 이면도로처럼 도로 폭이 좁고 어린이 통행이 빈번한 구역을 중심으로 속도 제한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과태료와 범칙금도 대폭 상향됐다. 스쿨존에서 속도위반이나 신호위반을 할 경우, 일반 도로보다 최대 2배 높은 과태료가 부과된다. 불법 주정차 과태료도 기존 13만 원에서 더욱 인상되어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스쿨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어린이가 다치거나 사망할 경우, ‘민식이법’에 따라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스쿨존 내에서 운전자의 부주의로 어린이가 다칠 경우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최대 15년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스쿨존 효과
실제로 스쿨존이 지정된 지역에서는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률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교통안전 시설물 설치와 속도 제한을 통해 운전자들의 주의가 높아지고, 어린이들이 보다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적으로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발생하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전국 스쿨존에서 52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수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스쿨존 확대 지정과 안전시설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2024년 659건의 어린이보호구역 개선을 요청했으나, 경찰과 지자체의 승인이 내려진 건은 199건에 그쳤다. 이는 예산 부족과 행정 절차의 복잡성 때문이지만, 점차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2025년 들어서는 더 많은 지역에서 스쿨존 지정 신청이 승인되고 있으며, 안전시설 확충에 대한 예산도 증액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작은 실천
스쿨존 지정은 단순히 법적 제도를 넘어, 우리 사회가 어린이의 안전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나 어린이집 주변이 아직 스쿨존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관할 지자체에 문의해보는 것은 어떨까. 신청 절차는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으며, 지자체 담당자들도 어린이 안전을 위한 민원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한 이미 스쿨존으로 지정된 지역이라 하더라도, 안전시설이 부족하거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개선을 요청할 수 있다. 신호등이 필요한 횡단보도, 추가로 설치되어야 할 과속방지턱, 시야를 가리는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 등 구체적인 개선 사항을 제시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들의 인식 변화다. 스쿨존은 단순히 속도를 줄이는 구역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지대다. 스쿨존 표지판을 보는 순간, 속도를 줄이고 주변을 세심하게 살피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어린이 보호 방법이다.

스쿨존은 특정 지역이나 대형 학교만의 특권이 아니다. 우리 동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작은 어린이집 앞도 충분히 스쿨존이 될 수 있다. 지금 당장 관할 지자체에 문의해보자.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교길,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