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가 치매도 늦춘다고?…인지장애 막는 식단 따로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중 '마인드(MIND) 식단'은 뇌의 노화를 늦추고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잘 알려져있다. 최근에는 마인드 식단이 저속노화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23일 미국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대학교의 러셀 소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MIND 식단과 더 유사한 식단을 따르는 사람이 인지 장애의 위험이 낮을 수 있다고 밝혔다.
MIND 식단이란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을 예방하는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을 합한 말이다. 대표적인 마인드 식단으로는 △통곡물 △녹색 채소 △과일(베리) △견과류 △콩류 △생선 △가금류(닭고기·오리고기) 등이 있다.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려면 채소, 과일과 함께 일주일에 3인분 이상 생선 섭취를 해야 한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개발한 '한국형 마인드 식사법'도 있다. △렌틸콩, 귀리, 현미, 백미를 4:2:2:2:로 혼합해 밥 만들기 △나물, 채소, 약간의 고기, 생선 등을 반찬으로 먹기 △올리브 오일 사용해 요리하기 △치즈, 붉은 고기, 버터, 마가린 섭취 줄이기 △채소와 달지 않은 과일 많이 먹기가 그 방법이다.
연구팀은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인지 문제 발생을 지연시키는 변화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특히 이 식단이 흑인과 백인 연구 참여자 모두의 인지 장해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64세의 1만414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 중 70%는 백인, 30%는 흑인이었다. 참가자들은 평균 10년 동안 추적 관찰됐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지난 1년간 섭취한 음식이 MIND 식단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조사했다.
통곡물 매일 3회 이상 섭취, 녹색 잎채소 매주 6회 이상 섭취, 기타 채소 매일 1회 이상 섭취, 베리류 매주 2회 이상 섭취, 생선 매주 1회 이상 섭취, 가금류 매주 2회 이상 섭취, 콩 매주 3회 섭취, 견과류 매일 5회 제공량, 붉은 육류 주 4회 이하, 패스트푸드 또는 튀긴 음식 주 1회 이하, 올리브유 주 1회 이상, 버터 또는 마가린 매일 1큰술 이하, 페이스트리 및 과자 주 5회 이하, 와인 하루 1잔 이하 등을 평가했다. 총 배점은 12점이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눴다. 낮은 그룹은 평균 5점, 중간 그룹은 평균 7점, 높은 그룹은 평균 9점의 식습관 점수를 받았다. 이후 연구 시작과 종료 시점에 사고력과 기억력을 측정했다.
결과를 보면 연구 기간 동안 저식이 그룹에서는 전체 4456명의 12%인 532명, 중간 그룹에서는 5602명의 11%인 617명, 고식이 그룹에서는 4086명의 10%인 402명에게 인지 장애가 발생했다.
러셀 소여 박사는 "고단백 그룹은 저단백 그룹에 비해 인지 장애 위험이 4% 감소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의 사고력이 얼마나 빨리 저하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조사 결과 MIND 식단을 더 충실히 따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사고력이 천천히 감소했다. 이러한 연관성은 백인보다 흑인에게 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는 특히 남성과 여성, 흑인과 백인 사이의 다양한 영향을 조사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사람들이 식단을 간단하게 변경해 인지 문제의 위험을 잠재적으로 줄이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령의 흑인과 백인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다른 인구 집단에서는 결과가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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