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넘은 ENA…KT스카이라이프 적자 속 돋보인 '콘텐츠'

스카이라이프TV ENA의 오리지널 콘텐츠 '나는솔로' /사진=ENA 홈페이지

KT스카이라이프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을 냈지만 콘텐츠 부문에서는 성장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사업영역은 플랫폼과 콘텐츠로 구분된다. 플랫폼 부문은 스카이라이프와 HCN이 담당하며, 양사의 위성방송 및 케이블TV를 비롯해 초고속인터넷과 알뜰폰 등 전통적인 통신·방송 사업이 플랫폼 부문에 해당된다. 플랫폼 부문은 2분기에 2315억원의 매출을 내며 연결기준 전체 매출 2546억원의 약 90%를 차지했다. 하지만 플랫폼 부문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 줄었다. 가입자도 582만명으로 0.9% 감소했다. 통신·방송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거대 통신3사가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국내 유무선통신 시장도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다.

(왼쪽부터) 스카이TV의 유료방송 광고매출 시장점유율과 ENA채널 시청률 순위 /자료 제공=KT스카이라이프

이런 가운데 KT스카이라이프의 또 다른 사업인 콘텐츠 부문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콘텐츠 사업을 하는 스카이라이프TV의 2분기 매출은 23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2% 늘었다. 스카이라이프TV의 주력사업은 ENA채널을 필두로 한 콘텐츠다. ENA는 오리지널 콘텐츠 발굴을 위해 투자했다. 그 결과 지난 2022년 흥행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시청자들에게 ENA를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에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며 '나는 솔로' '크래쉬' '지구마불 세계여행 2' 등의 흥행작을 배출했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활약은 숫자로 검증됐다. ENA는 닐슨코리아의 2분기 수도권2049 채널 시청률 순위에서 8위에 올랐다. 이는 ENA의 역대 최고 순위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흥행했던 2022년 3분기의 9위를 뛰어넘은 기록이다. 이러한 채널 가치 상승은 광고매출로 이어졌다. 스카이라이프TV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 232억원 중 156억원이 광고매출이다. 광고매출 규모는 지난 1년간 2023년 4분기(16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ENA는 2분기 국내 유료방송 광고시장에서 5.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 또한 ENA 역사상 최고 점유율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콘텐츠 투자를 지속한다.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ENA의 시청률 순위를 6~7위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0 오리지널 콘텐츠 발굴을 이어간다.

KT스카이라이프의 연결기준 2분기 실적(단위:억원) /자료 제공=KT스카이라이프

KT스카이라이프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546억원,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이 난 것은 콘텐츠 부문에서의 무형자산상각비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무형자산상각비는 무형고정자산 취득에 사용된 금액을 일정 기간에 걸쳐 상각하는 비용이다. KT스카이라이프에서는 신규 프로그램 제작 및 오리지널 드라마 초방권 구매 등 콘텐츠 관련 비용이 무형자산상각비에 해당한다. 콘텐츠 흥행이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이러한 무형자산상각비를 늘리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통신·방송·콘텐츠 외에 새로운 사업으로 '인공지능(AI) 스포츠'도 추진한다. 회사는 HCN과 함께 올 7월 아마추어 스포츠 플랫폼 사업자인 ㈜호각에 총 98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34.3%를 확보했다. 호각은 스포츠 콘텐츠 솔루션과 AI 카메라 제품군을 갖춘 글로벌 기업 픽셀롯의 국내 독점영업권을 확보했다. 호각은 대한축구협회 K4리그 중계 제작사로 대한배구협회·대한핸드볼협회·리틀야구연맹과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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