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잔반 먹이 주기 재개…“보완책 절실”

이민우 기자 2024. 10.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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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최초 발생한 이후 금지됐던 남은 음식물(잔반) 먹이 주기가 5년 만에 재개된다.

정부는 강화된 방역 매뉴얼을 새로 마련해 관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생산자들은 국산 돼지고기 이미지 실추 등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9월 국내 돼지농장에서 ASF가 처음 발생한 이후 방역 우려를 이유로 돼지에게 잔반을 사료로 주는 것을 제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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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조건부 허용안 시행
방역점검뒤 이동제한 선별해제
전국 30~40곳 농가 신청할 듯
부작용 우려…관리 체계 필요
정부가 2019년 9월 이후 금지됐던 남은 음식물(잔반) 먹이 주기를 5년 만에 재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국내 한 돼지농장 모습. 농민신문DB

2019년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최초 발생한 이후 금지됐던 남은 음식물(잔반) 먹이 주기가 5년 만에 재개된다. 정부는 강화된 방역 매뉴얼을 새로 마련해 관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생산자들은 국산 돼지고기 이미지 실추 등을 우려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한한돈협회 등에 ‘양돈농장 남은 음식물 사료 급여 관련 방역관리 강화방안’ 공문을 발송하고, 8일부터 해당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힌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정부가 잔반 급여를 조건부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본지 보도(10월4일자 8면)가 나온 직후다.

정부는 2019년 9월 국내 돼지농장에서 ASF가 처음 발생한 이후 방역 우려를 이유로 돼지에게 잔반을 사료로 주는 것을 제한해왔다. 이번 방안은 이동제한 명령은 유지하면서도 정부가 마련한 ‘남은 음식물 사료 급여 농가 방역관리 매뉴얼’을 준수하겠다는 농가를 대상으로 각 지자체가 방역관리 실태를 점검한 후 이동제한을 선별적으로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매뉴얼엔 잔반을 사료로 가공할 때 ASF 바이러스가 사멸할 수 있도록 강화된 가공처리 온도 기준이 제시돼 있다.

현행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농식품부 고시)은 잔반을 돼지 사료로 사용할 때 80℃에서 30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매뉴얼은 90℃에서 60분 이상 가열하도록 기준을 높였다.

방안은 또한 잔반 배출·수거 대상을 집단급식소·호텔로 지정하고, 이들 업체와 농가가 직접 계약을 체결했을 때만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먹일 수 있도록 했다. 계약 업체 이외 중간 수집·운반 업체가 제공하는 잔반은 사료화를 금지하고, 잔반 운반차량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의무적으로 설치해 사전에 정해진 동선으로 운행하는지 점검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잔반 가공·처리 시설은 ‘폐기물관리법’ 등 관련 법령이 규정하는 시설 기준을 준수하고, 교차 오염 방지를 위해 차단방역 시설을 새롭게 설치해야 한다.

업계에선 전국적으로 30∼40곳 농가가 잔반 이동제한 해제를 신청할 것으로 본다. 김기상 전국음식물사료축산연합회장은 “이번 기회에 잔반 사료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도록 연합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돈협회는 잔반 사료화가 재개된 데 따른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잔반을 먹인 돼지는 농가 수탁을 거부할 수 없는 도매시장으로 출하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로 인해 돼지고기 경락값이 하락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잔반을 먹은 돼지는 같은 1등급이라도 일반 돼지에 비해 가격이 낮기 때문에 도매시장에 출하되면 전체 평균가격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잔반을 먹이로 주는 농장과 육가공업체 간 직거래를 유도하고 해당 돼지들에 대해선 ‘등외’ 등급을 부여하는 한편 축산물이력제 연동 등 강력한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 관계자는 “철저히 점검한 후 규제를 완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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