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3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고도 신차 사이버트럭 판매 부진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최근까지 테슬라는 정치적 논란, 중국 브랜드의 공세, 불리한 전기차 정책 등 여러 위기를 겪었지만, 이번 3분기 실적만큼은 다시 한번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회사에 따르면 3분기 전 세계 판매량이 약 50만 대에 이르렀고, 이는 월가가 기대했던 수준을 뛰어넘는 결과다. 미국에서는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곧 종료될 예정이어서, 구매를 서두른 소비자가 많았던 것도 한몫했다.

저가형 모델로 시장 넓히기 시도
테슬라는 판매 확대를 위해 ‘모델 Y 스탠다드’와 ‘모델 3 스탠다드’ 등 새로운 저가형 모델을 공개했다. 모델 Y 스탠다드는 약 5,688만 원, 모델 3 스탠다드는 약 5,259만 원 선에 책정됐다. 하지만 이런 ‘저가형’ 모델에는 기존과 달리 여러 편의 사양이 빠져 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인데, 모델 3에서는 전동 사이드미러가 사라졌고, 모델 Y의 경우에는 글래스 루프가 있지만 내부에서는 외부가 보이지 않게 덮개로 가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가격 경쟁력을 얻으려다 보니 완성도 면에서 타협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이버트럭, 시작부터 심각한 부진 겪어
무엇보다 테슬라에 가장 큰 고민을 안긴 건, 일론 머스크가 자신 있게 내놓은 사이버트럭의 부진한 판매 성적이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이버트럭이 올해 2024년 시장에 본격 등장했지만, 판매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2분기까지의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나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초반의 이목 집중이 빠르게 식으면서,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선택할 만한 대안이 부족했던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이버트럭의 부진에는 다양한 요인이 꼽힌다. 먼저 잦은 리콜과 품질 문제가 계속됐고, 출시 때 약속했던 기능 중 일부는 아예 빠지거나 업그레이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여기에 평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독특한 디자인도 대중적으로 사랑받기 힘들었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사이버트럭은 콘셉트카 수준의 디자인에 실용성은 빠진 전형적인 예”라며, “픽업트럭 본연의 기능보다는 초기에 관심을 끄는 데에만 집중했던 게 문제로 보인다”고 했다.

디지털 아티스트들, 사이버트럭 ‘재해석’ 나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에는 사이버트럭을 다르게 해석한 새로운 렌더링 디자인도 공개됐다. 이번 렌더링은 포드 F-150 라이트닝이나 리비안 R1T, 그리고 쉐보레 실버라도 EV 등 기존 전기 픽업트럭과 비슷한 정통 풀사이즈 스타일로 그려졌다. 다만 테슬라만의 각지고 세련된 디자인 요소는 전면부에 그대로 남겨 두었다.

소비자들 “실용성 있는 디자인이 더 필요했다”
이처럼 새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가 바퀴 달린 우주선 같은 차가 아니라, 실제 트럭처럼 실용성을 갖춘 픽업을 원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도 “이 디자인이라면 진짜 트럭 기능을 제대로 했을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테슬라의 다음 선택에 이목 집중
테슬라는 3분기 흥행에도 사이버트럭 부진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픽업트럭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의 실패는 테슬라의 성장 전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선 테슬라가 결국 사이버트럭 디자인을 손질하거나, 아예 새로운 픽업트럭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의 고집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한편, 중국 전기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나, 기존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하는 움직임까지 맞물리면서 테슬라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테슬라가 이런 도전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해법을 찾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