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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영화 '아마존 활명수'의 진선규 배우를 만나다
이중 진선규 배우의 신작 <아마존 활명수>가 개봉하게 되면서 다시금 그의 행적과 행보가 주목을 받고있다.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 시카(이고르 페드로소), 이바(루안 브룸), 왈부(J.B. 올리베이라)를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이다. <극한직업>으로 호흡 맞춘 류승룡과 진선규의 콤비 결성이 돋보이는 영화다.
10월 24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인 할아버지를 둔 한국계 볼레도르인 3세 빵식 역의 진선규 배우를 만났다. 진선규는 오랜 연극 경력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쌓고 <범죄도시>의 흑룡파 2인자 위성락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실제 범죄자가 아니냐는 오해를 부르는 스타일링과 과몰입 연기는 2017년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이후 <극한직업>의 마봉팔, <사바하>의 해안스님, <승리호>의 타이거 박, 최근 <전, 란>의 김자령 등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여전히 사랑받는 무해한 배우다. 한계 없는 스펙트럼의 정석을 보여준 진선규가 이번에는 혼혈인을 연기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발랄한 한국계 볼레도르인 3세
-<극한직업>, <완벽한 타인> 배세영 작가와 <발신제한> 김창주 감독과 협업했다.
“시나리오 처음 접한 느낌 그대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워낙 잘 쓰는 배세영 작가와 승룡형과 다시 만나 행복했다. 작은 바람이라면 코미디 장르로만 부각되길 원하지 않았다. 휴머니즘이 들어간 서사와 모든 게 해결되는 감동의 시나리오가 맞아떨어져야 했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시카의 눈이 제일 인상 깊다. 아마존에 돌아가서 한국 사람들을 떠올리며 전하는 이야기가 영화의 메시지처럼 들렸다”
-아마존 전사와 진봉 사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 ‘빵식’을 만들어나간 과정이 궁금하다 .
“재미있게 만들어가는 순간으로 가득 찼던 캐릭터다. 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보일 방법을 찾아 고심했다. 외국에서 태어난 3세 역할은 기시감이 커, 무엇을 해도 비교되고 비하로 보일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고심 끝에서 신분부터 시작하자였다. 빵식은 할아버지의 피와 교육을 받아 한국에 워킹 홀리데이를 갔다 왔고, 그때 유튜브도 시작했다는 전사가 있었다. 결국 편집되었지만. 한국과 남미가 섞였을 때 이질감 없도록 노력했다”
-빵식의 말투가 귀엽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희화의 의도로 보일 수 있다. 중점 둔 부분은.
“말투는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한국말과 어법을 배웠다는 설정이다. 외국인이 한국어로 말하는 영상을 많이 찾아봤었다. 외국인이 우리말을 따라 할 때 대부분, 나라를 떠나 어쩌지 못할 억양과 뉘앙스가 존재하더라. 결국 저로 체화하기로 했고 한국 사람임을 강조하자는 감독님의 의견을 따랐다. 빵식을 철저한 호감으로 만들어 냈다. 제 모습 중에 늘 사람들과 유쾌하게 있고 싶고 인상 쓰지 않고 환한 모습을 찾아 빵식에게 갈아 넣었다. 그 점이 발랄하고 귀엽게 보이지 않았나 싶다.
비하, 희화로 오해할 수 있을 부분을 많이 연구했다. 3인방은 브라질에서 오디션으로 캐스팅된 배우다. 시카 역의 이고르 페드로소는 원주민의 후예로서 보호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 친구 때문에 우려될 수 있는 부분, 문제점이 많이 상쇄되었다. 언어는 번역된 영어를 보면서 검수 받았고, 원주민 문신도 모두 고증 받았다. 문신 문양 하나까지도 디테일하게 생각했다. 자칫하다가는 부족 사이 적대시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비하한다는 말이 나올 수 없게끔 철저히 했다”
-빵식의 곱슬머리와 화려한 의상, 액세서리도 인상적이다. 1인 2역의 차별점도 궁금하다.
“빵식은 매일 다른 옷을 꺼내 입는 인물이다. 볼레도르 안에서도 꽤 튀고 싶어 하는 성격을 의상에 담아냈다. 어두운 피부색에는 컬러풀한 색상의 옷이 잘 어울린다는 걸 첫날 피팅하고 알았다. 헤어스타일은 진심을 다해 펌을 부탁했다. 할아버지와 차별화를 위한 전략이기도 한데, 가장 얇은 로트로 감아도 실제 곱슬머리처럼 잘 안 나와서 문제라 실핀으로 하나씩 다 꼬아 말아서 만들었다. 공교롭게 <전,란>을 함께 찍었는데 일부러 부풀린 머리를, 순천 가서는 다시 실핀으로 고정하고 눌러서 상투를 쓰면서 잡아갔다”
-원주민의 언어는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나. 익숙하지 않은 언어의 부담이 상당했을 텐데.
“파라과이 과라니어다. 지금도 소수가 쓰고는 있다고 들었다. 원주민분들이 쓰던 말투라서 감독님이 선택한 걸로 안다. 우리나라에는 과라니어를 쓰는 분이 딱 한 분 계셨다. 감수 받아서 철저히 연습했다. 아예 모르는 언어라 몽땅 외워버렸다. 녹음본, 번역본 찾아서 미친 듯이 다가갔다. 다만 그 노고에 비해 사실 알아듣는 분인 잘 없을 거다. (웃음) 차라리 없는 말을 했다면 더 자유롭게 연기했겠지만 최선을 다했다는데 만족한다. 저보다 더 힘들었을 3인방은 2달 전부터 달달 외워도 입에 잘 안 맞아서 음절 하나하나 외우는데 고생 한 걸로 안다”
-이동 시간만 40시간이라 들었다. 실제 아마존 로케이션을 진행해 놀라움을 안겼다.
“깊숙한 아마존 거주민은 아니고 왕래할 수 있는 부족을 섭외했다. 힘들었지만 아마존까지 가서 찍을 이유가 충분했다. 그분들의 편하고 순박한 표정을 보니 편한 마음이 더해지더라. 50%는 원주민이고 나머지는 현지 지역 주민, 원주민의 후예분들이 참여해 주었다.
아마존이야.. <아마존의 눈물> 같은 다큐멘터리에서만 봤지 잘 몰랐다. 막상 기후변화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실감했다. 이과수 폭포 쪽은 홍수가 났는데 다른 쪽은 가뭄이 들어 강물이 12미터가 줄어들기도 했다. 현지인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다 보니 환경문제에 좀 더 신경 쓰게 되었다”
극한직업팀의 콤비 유닛
-<극한직업> 팀의 끈끈한 우정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그중 류승룡과 재회한 특별함이 포인트다.
“이야기의 중심은 웃기기 위한 게 아니라, 진지함으로 흐르다 감동으로 바뀌는 태도였다. <극한직업>을 함께 한 기둥 같은 큰형이고 연기를 너무 잘하는 형이라 믿고 갔다. 다만 저는 코미디에 특출난 배우가 아니어서 형에게 묻어가려고 했다. 여전히 <극한직업> 팀은 만나고 있는데 그 에너지가 이번 영화에도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워낙 본체의 선함이 내재되어 있어 변신의 폭이 위협적으로 보이는 게 아닐까. 여러 장르로 확장하는 배우란 생각이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빵식으로 연기하고 나면 집에서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곧 <전, 란> 때문에 순천으로 내려가면 조용하고 깊은 김자령 장군 역할을 해야 했다. 호흡만 내리 했던 극과 극의 작업이었다.
‘다양함’이라는 말이 배우에게 있어 최고의 칭찬이지 싶다. 실제 성격은 지금처럼 조용하고, 일상의 저는 참 재미없는 사람이다. 듣다 보면 졸리기 시작하는 목소리라 화려한 연기로 욕심내는 부분도 있다. 일부러 빵식 같은 역할을 선택하는 것 같다. 저와 반대되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게 좋더라. 종종 배역 보다 장르에 염두에 두고 선택하다 보니. 완전히 다른 모습에 환호해 주시는 거 같다. 앞으로도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
-어쩌면 표준어가 어려울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언어로 연기도 했다. 배우의 숙명이겠지만 그 길만 골라가는 건 아닌가.
“경상도 출신이라 외람되지만 표준어가 힘들다. (웃음) 가진 게 없는 사람이 서울 상경해서 연극하면서 배운 표준어가 근간이 된 거다. 누군가에게 저를 낮추는데 익숙한 표준어를 쓰다 보니 표준어로 연기하면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배우로서 말투의 변형이 필요한가 고민이 되지만 자유롭게 쓰고 있다. 그래서 더 앞서 말한 장르 선택 방향뿐만이 아닌, 캐릭터의 억양과 말투로 달리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 란>의 자령을 모티브한 실존 인물도 전라도에서 의병 활동을 하던 출신이다. 서민과 오랜 생활을 한 양반의 삶이 드러나는 방향으로 ‘잉’ 같은 말투도 넣은 거다. 이제 한국어를 떠나 외국어도 관심 있다. (웃음) 스페인어로 연기해 보고 싶다. 에필로그에 담긴 몽골어도 신기하더라. 한국말 같은데 못 알아듣는 느낌이라 몽골어도 도전해 보고 싶다”
-<범죄도시>의 악역으로 알려졌고 <극한직업>으로 코미디에 강한 배우로 성장했으며 <카운트>로 단독 주연도 맡았다. 배우 진선규의 미래는 무엇이 남아 있나.
“단역, 조연, 주연으로 성장하는 정석은 좋은 작품을 선택하는 길이다. 연극을 오래 하면서 뒤늦게 알려진 것도 잘하는 걸 들고나오는 사람과 부족한 걸 가진 사람의 차이 같다. 계속 잘하는 걸 선택하지 않고 재미있어 보이는 걸 선택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전, 란>도 분량이나, 특별출연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자령이란 인물 자체가 멋져서 선택했던 작품이다. 재미와 흥미를 느끼는 게 먼저인 이유도 행복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아서다. <아마존 활명수>도 글로 설명된 빵식을 실체화하는 게 기뻤다. 배역의 크기를 떠나 앞으로도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를 찾고 있을 것 같다. 그중 인생의 큰 도전 하나가 SNL 이었다. 유명하고 위대한 크루들에 잘 기대서 잘 마쳤다”
-마지막으로 <아마존 활명수>를 극장에서 봐야 할 기대 포인트가 있다면.
“웃음보다 감동이 더 큰 영화다. 큰 딸이 아빠 영화 중에서 제일 재밌다는 칭찬을 해주었다. 양궁의 나라도 잘 모르는 양궁을 깊게 알게 되어 올림픽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아이들이 신나서 극장에 발걸음 하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애니메이션도 좋지만 실사 영화의 감동과 기억이 있어야 어른으로 성장해 극장 방문으로 이어지는 게 아닐지, 그게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장인 류승룡과 진선규가 만난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오는 10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글: 장혜령
사진: (주) 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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