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에 ‘공습 대상’ 미리 전달…미국에도 사전 통보

미 악시오스 “네덜란드 등 통해 알리고 반격 말라 이란에 경고”

2024년 10월26일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에 대한 3차례 공격과 관련해 텔아비브의 국방부 지휘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있다. GPO/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26일(현지 시각) 이란 군사 시설을 보복 공격하기 전에 이란에 미리 공격 대상을 알렸다고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악시오스의 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공격에 앞서 카스파르 펠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을 포함한 여러 제3자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이란에 전달했다. 한 취재원은 “이스라엘이 미리 이란에 전반적으로 공격할 대상과 공격하지 않을 대상을 분명히 알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또 이란에 이번 공격에 대응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만약 이란이 보복해 이스라엘 민간인이 숨지거나 다친다면 더 중대한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고 악시오스의 취재원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한 사실 확인 요청에 이스라엘 총리실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앞서 제3자 중 하나로 거론된 펠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격 몇 시간 전에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란 외무장관과 전쟁, 지역 내 긴장 고조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든 당사자는 추가 확전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3차에 걸쳐 이란 내 군사 시설을 잇따라 공격했다. 이는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200여 기를 발사한 것에 대한 반격이었다. 이란의 공격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이 잇따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데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

이번 공격 대상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기지, 생산 시설에 집중됐다. 이란 정부는 테헤란과 일람, 쿠제스탄 등 3개의 주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격퇴했다면서 이 지역에 ‘제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익명의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이스라엘이 공격에 앞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관련 계획을 알렸다고 전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백악관과 국방부가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을 겨냥한 공격의 범위와 목표물의 종류에 대해 긴밀히 논의해왔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복 공격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동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이뤄졌다.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과 자기 방어 차원에서 이란 내 군 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