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왜 이렇게 촬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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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은 제임스 건과 이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3>를 작업했고, <더 플래시>도 맡았던 헨리 브라함 DP가 촬영을 맡았는데

이 촬감이 작업한 영화에는 광각 렌즈와 스태빌라이저 짐벌 카메라 리그를 주로 사용해서 찍었다는 공톰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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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벌으로는 스태빌아이 나노를 사용했고, 시네마 카메라용 스태빌라이저 짐벌치고는 크기가 작고 가벼워서 직접 손으로 들고 다니면서 찍을 수 있는 기동성을 발휘하면서도 아주 안정적으로 찍을 수 있도록 해주는 특징이 있음

브라함은 이 장비를 통해 배우 가까이에서 액션을 촬영하는 것을 선호하는 촬감이고, 그게 제임스 건이 추구하는 시각적인 미학과도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슈퍼맨> 역시 그렇게 촬영한 것으로 보임

슈퍼맨이 활공하는 장면도 세트에 배우를 매달아 둔 다음 스태빌아이로 촬영을 했기 때문에, 공중 장면에서도 지상 액션과 유사한 아주 역동적인 카메라워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됨

다만 크기가 작은 짐벌이라서 무게 균형을 맞추는게 중요한데, 그래서 작고 가벼운 컴팩트 바디인 레드 V랩터를 메인 카메라로, 길이가 짧은 렌즈군을 주로 선택한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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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V랩터는 2010년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잃고 있던 레드가 2021년에 야심차게 내놓은 8K 비스타비전 센서 카메라임

높은 해상도와 대형 센서로 담아내는 뛰어난 디테일, 그리고 작고 가벼운 바디를 장점으로 VFX 플레이트라던가 VR 촬영 같은 특수한 촬영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사실 다이내믹 레인지나 노출 관용도 같은 건 알렉사, 편의성이나 확장성은 소니 베니스한테 밀리고 있고, 촬감 대다수는 아리의 자연스러운 색감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보통 소니나 아리의 카메라를 선택하고 있음

하지만 브라함은 기동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카메라 리그의 크기와 무게를 최대한 줄이고 싶어하는 촬감이고, 랩터가 비슷한 폼팩터의 다른 카메라보다 픽셀 디테일은 확실히 더 우세하기 때문에 V랩터를 선택한 것임. 거기에 더해 촬감이나 제임스 건의 색상 취향이 레드 쪽에 더 치우쳐져 있어서 그랬을 가능성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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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의 경우 라이카의 트라이엘마와 M0.8을 선택했음. M0.8은 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영상용 렌즈니까 그렇다 쳐도 사실 트라이엘마는 사진용 렌즈라서 약간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임.

일단 트라이엘마는 16mm, 18mm, 21mm의 세 가지 고정 초점 거리를 선택할 수 있는 다초점 렌즈이고, 짧은 초점 거리 때문에 광학적으로는 꽤나 극단적인 광각 화각을 보여줌

다만 영상용 렌즈에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포커스 브리딩 억제, 색수차 보정 코팅 등은 적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밀한 색상 일관성을 기대하기는 힘들고

코팅이 약하고 여러가지 왜곡이 있다는 특징 때문에 요즘 나오는 아주 깨끗한 영상용 렌즈처럼 너무 완벽하게 보정되어있지 않은, 빈티지하면서도 유기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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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엘마의 짧은 초점거리는 화면의 가장자리와 가까운 피사체에 대해 공간감과 거리감 왜곡을 유발함. 이는 카메라가 피사체의 얼굴 가까이로 다가갈수록 더 심해지는데, 피사체와 관객 사이를 심리적으로 더 가깝게 만들고 이질적인 현실감을 경험하게 만드는 효과를 냄.

<슈퍼맨>의 경우 이러한 광각 왜곡을 통해서 인물과 환경 사이의 공간감 확장을 통해 역동성을 극대화하거나, 슈퍼맨의 비행 장면에 새로운 시각적 해석을 부여할 수 있는 미학적 장치로 이런 렌즈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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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슈퍼맨>의 특이한 영상은 단순히 제임스 건의 광각에 대한 똥고집이 초래한 결과가 아니라, 제임스 건이 자신의 슈퍼맨에 대해 가진 철학과 브라함의 스타일이 맞닿은 지점에서 나온 결정들의 총합이고

기동성을 극대화한 카메라 리그 + 고왜곡 광각 렌즈를 통해 캐릭터와 관객 사이의 거리감을 해소함으로서, 날아다니는 신화적 존재였던 잭 스나이더의 슈퍼맨에서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슈퍼맨으로 옮겨가려는 의도를 촬영술을 통해서 구현하고자 한 것이라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