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유대인은 알을 어디서 낳죠”…구원자 히틀러 위해 유대인 잡아 바치겠다는 소년 [씨네프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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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래빗'(2019)은 히틀러를 찬양하는 소년을 통해 우리 안의 편견을 들여다보는 영화다.
조조는 엘사에게 접근해 유대인의 정체를 속속들이 밝혀 히틀러에게 인정받겠다는 꿈을 키운다.
배제의 안경을 벗지 않으면 세상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조조는 그토록 혐오했던 유대인과 함께 지내는 동안 그녀를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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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프레소-134] 영화 ‘조조 래빗’
“유대인은 어디 살아?”(조조) “네 머릿속에”(엘사)
‘조조 래빗’(2019)은 히틀러를 찬양하는 소년을 통해 우리 안의 편견을 들여다보는 영화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10세 소년 조조 베츨러(로먼 그리핀 데이비스) 시선을 따라가며 진행된다. 조조는 연약한 심성 때문에 또래 무리에 좀체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인데, 어느 날부터 히틀러를 자기 상상의 친구로 둔다.
강한 남자가 되고 싶어 당시 유럽을 지배한 나치스와 본인 정체성을 동일시한 것이다.
그러다 자기 집에 몰래 숨어 있던 유대인 소녀 엘사(토마신 맥켄지)를 찾게 된다. 조조는 엘사에게 접근해 유대인의 정체를 속속들이 밝혀 히틀러에게 인정받겠다는 꿈을 키운다.
사실 그건 아이의 언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조조는 주변 곳곳에서 어른들이 일상처럼 내뱉는 발언 속에서 차별을 학습했다. 그토록 차별적인 말을 하는데도 그는 늘 나약한 ‘토끼’라고 놀림당하고, 더 강한 사람으로 자신을 꾸미기 위해 보다 폭력적인 단어를 탐색한다. 차별에도 일종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차별 없는 세상을 표방하는 현대에도 배제의 언어는 여전하다. 당장 온라인 뉴스 댓글 창만 열어봐도 지역과 성별, 직업, 소득, 국적을 근거로 한 차별의 말이 넘쳐난다. “그들은 공동체에 해를 입혀 왔기 때문에 거리를 두는 것이 당연하다”고 혐오는 정당화된다.
나치스도 자기의 탄압을 정당화할 근거는 있었다. 세상 모든 차별에는 늘 ‘합리적’ 근거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 우리는 노예제를 폐지하고, 참정권을 확대하고, 과거사를 확대하면서 과거 우리가 ‘합리성’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비이성이었음을 인정하게 됐다.
그렇기에 도입부에 인용한 이 영화의 대사(“유대인은 어디 살아?” “네 머릿속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ㅇㅇ한 유태인도, ㅇㅇ적인 한국인도, ㅇㅇ같은 일본인도 다 사람의 머릿속에 있을 뿐이다. 무지개를 빨주노초파남보로의 일곱 색깔로만 보는 사람은 그 속의 무수한 스펙트럼이 발산하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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